농진청, AI로 농생명 데이터 품질관리 자동화…연구자 검증 부담 던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25 05:30
슈퍼컴퓨터와 AI 결합한 4단계 자동 검증 체계 구축…2028년 외부 개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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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Konrad Förstner (Wikimedia Commons), CC0 1.0)

농촌진흥청이 방대한 농생명 연구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자동 검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자가 일일이 손으로 확인하던 데이터 품질 검사를 AI가 대신하도록 해,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활용이 막혀 있던 병목을 풀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러 산업 현장에 AI를 접목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흐름을 흔히 인공지능전환(AX)이라 부르는데, 이번 기술은 농업 분야에서도 이런 흐름이 실제 연구 인프라 차원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농생명 데이터는 생물의 유전 정보 전체를 담은 유전체(게놈)나,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해 만들어지는 물질의 정보를 담은 전사체 연구 등에서 나온다. 이런 자료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산하 국립농생명공학정보센터(NABIC·나빅)에 모여 기탁돼 왔다. 문제는 이 자료를 곧바로 빅데이터 분석에 쓸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원본 자료에 결측이나 오류는 없는지, 과학적으로 정밀한 수준인지를 먼저 검증해야만 연구에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전문 인력이 데이터를 하나하나 직접 들여다보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고, 최근 기탁량이 급증하면서 내부 전문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결국 애써 모은 데이터를 정작 활용하지 못하는 병목으로 이어져, 빅데이터 기반 농생명 연구 전반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현재 나빅이 보유한 데이터는 약 536만건, 용량으로는 75테라바이트(TB, 1TB는 약 1000기가바이트)가 넘고, 해마다 20%가량 늘고 있어 이런 병목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에 농진청은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터와 AI를 결합한 자동화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과정은 모두 4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는 슈퍼컴퓨터가 원자료를 표준화된 형식에 맞춰 미리 손질한다. 2단계에서는 AI가 염기서열 해독 기기 정보나 실험 날짜 같은 헤더 정보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3단계에서는 데이터 종류별 특성에 맞는 정량적 기준, 즉 숫자로 딱 떨어지는 판정 기준을 AI가 적용해 오류를 추적하고 품질을 점수로 매긴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최종 품질점검 보고서를 만들어 나빅에 저장한다. 사람이 일일이 판단하던 검증 과정을 표준화된 절차와 정량 기준으로 대체함으로써, 데이터양이 아무리 늘어나도 일정한 기준으로 꾸준히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연구자가 별도 검증 없이 곧바로 쓸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외부 공개에 앞서 농진청 내부 부서에서 먼저 활용되고 있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한편 검증 정밀도를 더 높이는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외부 연구 현장에서 이 기술을 쓰려면 서버 등 추가 기반시설이 필요한데, 농진청은 이런 인프라가 갖춰지는 2028년부터 외부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부 검증을 충분히 거친 뒤 단계적으로 개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태호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팅센터장은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터 2호기와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한 데이터 품질관리 자동화 체계는 연구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기술"이라며 "연구자들이 데이터 품질 검증에 쓰던 시간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어 연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검증에 들던 시간과 인력을 덜어낸 만큼, 그 여력을 실제 연구개발에 돌릴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자료: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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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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