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감지 드론, 기술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한강 다리에서 사람이 강물로 뛰어드는 순간을 드론이 먼저 알아채고 구조 인력에게 알린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이 기술이 정말 사람을 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프리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한강 교각과 수변 구간에서 투신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구조까지 연결하는 자율주행 드론(조종사 없이 스스로 경로를 판단해 비행하는 무인기)을 개발한다는 발표는, 단순한 신기술 소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에 기술로 다시 손을 내미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이미 있었던 시도들, 그리고 남은 숙제
사실 다리 위 투신을 막으려는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포대교의 이른바 '생명의 다리' 조명 캠페인이나 여러 한강 교량에 설치된 CCTV 기반 이상행동 감지 시스템이 이미 운영돼 왔다. 그런데도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난간에 기대 서 있는 모습과 실제 투신 직전의 행동을 컴퓨터비전(영상 속 사물과 동작을 인식하는 AI 기술)이 정확히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오탐지가 잦으면 경보가 무뎌지고, 반대로 민감도를 낮추면 정작 필요한 순간을 놓친다. 드론이라는 이동형 플랫폼을 더한 이번 사업 역시 이 딜레마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고정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출동 시간을 단축한다는 발상 자체는 타당하지만, 감지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드론은 그저 더 비싼 카메라에 머무를 수 있다.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부분
필자는 이 사업이 갖는 의미를 인정하면서도,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신 직전의 순간을 감지해 구조하는 일은 분명 급성 위기를 막는 마지막 안전망으로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다시 다리 위로 이끈 절박함 자체는 드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 개발과 동시에 현장 구조 인력, 정신건강 상담 연계 체계가 함께 갖춰지지 않으면 '감지는 되는데 그다음이 없는' 시스템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 아울러 수변 구간을 상시 촬영하는 드론 운용이 불가피하게 동반할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서도, 상용화 이전에 촬영 범위와 영상 보관 원칙을 분명히 정해 두어야 한다고 본다. 신속 상용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술을 빨리 내놓는 것 못지않게, 그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오작동 없이 작동하는지, 구조 이후의 돌봄까지 이어지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진짜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필자는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