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화의 구조와 지역성을 15개 연구 주제로 읽다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10.07 19:55 · 수정 2026.10.07 20:07
윤승준 단국대 교수 『한국설화문학연구』 출간…불가살이부터 한·몽 설화 비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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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를 한 지역의 문화와 아시아의 공통 가치관까지 연결해 살펴본 연구서가 나왔다. 윤승준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교수의 『한국설화문학연구』는 한국 설화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하고, 이야기가 전승된 지역에 따라 어떤 특성이 나타나는지 탐구한 책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책은 2026년 8월 20일 발행된 504쪽짜리 종이책이다. 판형은 153×225㎜이며 정가는 3만8000원, ISBN은 979-11-7396-813-6이다. 제목은 장덕순의 동명 저서가 나온 뒤 반세기 넘게 이어진 한국 설화문학 연구의 흐름을 다시 살피겠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장덕순의 『한국설화문학연구』는 1970년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발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공개된 목차에는 모두 15개 연구 주제가 실렸다. 불가살이, 생거진천 사거용인, 도깨비감투와 호랑이눈썹, 용자보은담, 1910년대 재담, 포은, 고창녕, 단군론처럼 특정 인물과 이야기 유형을 분석한 연구가 포함됐다. 설화문학지도와 용인 구전설화, 금 태조 설화, 한국과 몽골 설화 비교, 아시아인의 가치관을 다룬 주제도 확인된다. 개별 설화의 줄거리만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역 분포와 비교문화의 관점까지 연구 범위를 넓힌 구성이다.

설화는 단순히 옛날이야기를 뜻하지 않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설화를 말로 연행하며 전승했거나, 구전되다가 글로 기록된 서사로 설명한다. 구비문학, 즉 문자보다 말로 이어진 문학의 하위 장르로서 신화·전설·민담을 포괄한다는 용법은 1970년대 초 정착했다. 세 갈래는 전승자가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 배경이 되는 시간과 장소, 증거물의 유무, 주인공의 성격, 전승되는 범위 등에 따라 구분된다.

특히 전설은 구체적인 지역과 증거물을 바탕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정 바위나 무덤, 인물, 마을에 얽힌 이야기가 공동체의 기억을 만들고 지역 구성원의 정체성과 결속에 관여한다. 반면 민담은 특정 장소에 단단히 묶이기보다 지역의 경계를 넘어 퍼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이야기의 뼈대가 여러 지역에서 서로 다른 인물과 배경을 만나 변형되는 과정도 설화 연구의 대상이 된다.

현대의 설화 연구는 기록된 문장만 분석하는 단계에서도 확장됐다. 이야기의 줄거리와 반복되는 소재인 모티프, 사건이 배열되는 구조뿐 아니라 화자의 몸짓과 표정, 이야기를 듣는 청중의 반응, 이야기가 펼쳐진 상황과 사회문화적 맥락까지 텍스트의 일부로 다룬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말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설화 연구의 주요 자료 기반으로는 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1980년부터 1988년까지 편찬한 『한국구비문학대계』가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이를 개정하고 증보하는 사업을 수행했다. 여러 지역에서 채록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작업은 설화의 공통 구조와 지역별 차이를 함께 비교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저자 윤승준 교수는 단국대에서 1989년 학사, 1991년 석사, 1998년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이자 교양기초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대학 공식 소개에는 한국설화문학지도 작성이 그의 연구 목표로 명시돼 있다. 설화문학지도는 이야기가 어느 지역에서 전해지고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지도처럼 체계화하는 작업이다. 이번 책은 개별 작품의 의미를 읽는 연구와 지역별 전승 양상을 연결하고, 한국 설화를 더 넓은 비교문화의 틀에서 살피려는 시도를 한 권에 모았다는 의미가 있다.

자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단국대학교,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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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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