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DEC, 첫 실리콘 포토닉스 신뢰성 표준 제정…광학 반도체 공급망 기준 세웠다

빛으로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를 나르는 반도체 기술에 업계 공통의 신뢰성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국제 반도체 표준화 단체 JEDEC는 실리콘 포토닉스의 부품 검증부터 조립, 제조 이력 관리까지 아우르는 표준 ‘JESD264’를 발표했다.
JESD264의 정식 명칭은 ‘Silicon Photonics Qualification and Reliability Requirements’다. 실리콘 포토닉스 다이와 이를 결합한 칩셋의 신뢰성 평가 절차를 규정한다. 다이는 회로가 만들어진 작은 반도체 조각을 뜻한다. 표준은 빛에 정보를 싣는 모듈레이터,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포토다이오드, 빛이 지나가는 통로인 도파로의 부품 단위 적격성 평가를 포함한다. 조립과 레이저 통합 요건, 제조공정 관리와 제품 추적성도 다룬다.
이번 표준의 초점은 새로운 전송속도나 통신 규격을 정하는 데 있지 않다. 여러 회사가 공급하는 광자 다이와 전기 다이, 레이저, 패키지가 요구 수준을 충족하는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제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패키징과 검사를 맡는 OSAT, 완성 시스템 개발자 사이의 신뢰성 책임도 명확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기준이 필요한 이유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기존 전자회로와 다른 고장 요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CMOS 반도체 평가만으로는 빛이 정확한 위치로 오가도록 맞추는 광결합 정렬, 레이저 통합, 도파로와 패키지에 가해지는 응력 등을 충분히 다루기 어렵다. JESD264는 공급망 참여 업체들이 이 같은 광학 고유 위험을 공통 언어로 점검할 토대를 제공한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실리콘 기반 칩에서 전기신호와 빛을 서로 바꿔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특히 공동패키징형광학(CPO)이 주요 적용처로 꼽힌다. CPO는 광통신 모듈을 반도체 가까이에 놓거나 패키지 내부에 통합해 칩과 광통신 장치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보드 바깥에 탈착식 광모듈을 두는 구조보다 데이터 이동에 필요한 전력과 지연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CPO 분야에서는 역할이 다른 표준화도 진행돼 왔다. Optical Internetworking Forum은 2022년 3.2Tbps 공동패키징 모듈 구현협약을 마련해 전기·광학·기계 인터페이스를 규정했다. 이 협약이 장치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을 다룬다면, JESD264는 부품과 공정의 적격성·신뢰성, 참여 업체의 책임 분담을 다룬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기업들의 개발도 구체화되고 있다. TSMC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COUPE 기술로 실리콘 포토닉스 칩과 전기제어 칩을 하나의 광엔진으로 통합하고 여러 고객과 200Gbps 전송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2026년에는 기판 위 COUPE를 이용한 CPO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보드의 탈착식 광모듈과 비교해 전력효율은 2배, 지연시간은 10분의 1이라고 제시했다. CPO로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전송 전력소비를 50% 이상 줄이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공개한 1세대 OCI 광 입출력 칩렛은 방향마다 32Gbps 채널 64개를 갖추고 최대 100m 연결과 양방향 합계 4Tbps 전송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공식 실적자료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명과 구체적인 수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JESD264가 곧바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AI와 고성능컴퓨팅용 데이터센터에서 광연결 기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가운데, 설계·제조·패키징 업체가 같은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인하고 책임을 나눌 기준이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료: JEDEC Solid State Technology Association,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Samsung Electronics, Intel Corporation, Optical Internetworking For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