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키우는 단백질 결정…스페이스린텍 BEE-PC2 발사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0.15 05:29
탑재 용량 전작의 약 2배…미세중력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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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우주에서 신약 연구에 쓰일 단백질 결정을 키우는 국내 실험이 다시 시작됐다. 지상보다 크고 질서정연한 결정을 얻을 가능성을 활용해 약물이 결합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더욱 정밀하게 살펴보려는 시도다.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은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우주의약 실험모듈 ‘BEE-PC2’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14일 밝혔다. 모듈은 10월 13일 오전 6시 33분(미국 동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의 SLC-40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번 CRS-35 비행은 스페이스X가 수행한 35번째 ISS 상업 재보급 임무다. 우주정거장으로 운반하는 전체 화물은 6300파운드, 약 2.86톤이 넘는다. BEE-PC2도 이 화물에 포함됐다. 다만 조사 시점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단계는 발사까지이며, ISS 도킹이나 모듈 설치, 단백질 결정 성장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EE-PC2의 핵심 임무는 미세중력 환경에서 신약 후보물질 연구용 단백질 결정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미세중력은 물질이 아래로 가라앉는 침강과 온도 차이 등에 따라 유체가 움직이는 대류의 영향을 줄여준다. 결정이 자라는 과정에서 생기는 방해가 감소하기 때문에 지상보다 크고 내부 배열이 질서정연한 단백질 결정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잘 성장한 결정에 X선을 쏘고 나타나는 회절 무늬를 분석하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약물이 단백질의 어느 부분에 결합하는지, 결합 뒤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를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눈으로 보기 어려운 단백질을 입체 설계도처럼 들여다보고 약물 후보를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스페이스린텍은 BEE-PC2의 탑재 용량이 이전 모듈인 BEE-PC1보다 약 2배라고 밝혔다. 회사 연혁에 따르면 BEE-PC1은 2025년 8월 ISS에서 실증됐다. 회사가 공개한 선행 플랫폼 설계에는 단백질 결정이 자라는 챔버와 온도를 유지하고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제어기, 히터, 센서, 광학 촬영장치가 포함됐다. 다만 BEE-PC2에 실린 구체적인 단백질이나 신약 후보물질, AI가 맡는 세부 기능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우주에서 단백질 결정을 키우는 연구는 이미 ISS의 주요 실험 분야로 자리 잡았다. NASA 집계로 2021년까지 ISS에서 수행된 단백질 결정성장 실험은 500건이 넘었으며, ISS 실험 가운데 가장 큰 단일 범주였다. 선행 사례인 펨브롤리주맙 결정화 연구에서는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입자의 구조와 크기를 연구했고, 해당 피하주사 제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번 발사는 국내 기업이 앞선 ISS 실증을 바탕으로 실험 규모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 더 나은 결정을 얻는 것과 신약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다. 결정 구조는 후보물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만, 실제 치료 효과와 안전성, 임상시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BEE-PC2의 성과 역시 모듈이 ISS에서 가동되고 결정 성장과 분석 결과가 확인된 뒤 판단해야 한다.

자료: 스페이스린텍, 미국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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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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