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R&D 부정행위 5년간 305건…환수·제재금은 '재량'에 발목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10.07 19:39
위조·변조·표절 적발돼도 적용 법률 따라 환수 여부 갈려…제도 정비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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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원한 연구개발(R&D) 사업에서 최근 5년간 300건이 넘는 부정행위가 적발돼 제재처분을 받았지만, 실제로 연구비를 되돌려받거나 추가 제재금을 물린 사례는 그중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유형의 부정행위라도 어떤 법률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환수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R&D 연구 부정행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제재처분이 내려진 연구 부정행위는 총 305건으로 집계됐다. 연구비를 원래 목적과 다르게 쓰거나 실험 데이터를 위조·변조하거나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표절하는 등의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연구비를 실제로 환수한 사례는 58건, 제재부가금(부정행위에 물리는 벌금 성격의 추가 부담금)을 부과한 사례는 16건에 머물렀다. 제재처분 건수에 비해 실제 금전적 환수나 부과로 이어진 비율이 낮다는 뜻이다.

왜 환수가 안 됐나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R&D 부정행위 제재를 규정한 법률 자체가 처분을 '의무'가 아닌 '재량'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2조(부정행위 등에 대한 제재처분)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이미 지급한 정부 연구개발비의 5배 범위에서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 최대 10년 범위에서 국가연구개발활동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재부가금과는 별도로 부정행위와 관련된 연구개발비를 환수'할 수 있다'고도 규정한다. 세 조항 모두 부과 여부, 부과 폭, 참여제한 기간을 처분권자인 중앙행정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재량 규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시 말해 부정행위가 확인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연구비가 회수되거나 제재부가금이 매겨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부와 대학이 집행하는 연구비 상당수는 여러 부처의 R&D 사업을 아우르는 공통 관리 법률인 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다른 법률 체계에서는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연구비 환수를 의무로 규정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같은 위조·변조·표절 행위라 하더라도 어떤 연구비 지원 근거 법률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환수와 제재부가금 부과 여부, 강도가 달라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셈이다. 연구비의 출처와 소관 법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성격의 부정행위가 서로 다른 잣대로 처리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재량 규정에만 의존할 경우 부정행위가 확인되고도 정부 예산이 그대로 남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환수와 제재부가금 부과 기준을 법률 간에 통일하거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환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자료: 한국연구재단,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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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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