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심전도 뒤에 숨은 위험, AI는 어떻게 한 달 먼저 읽어내는가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22 05:49
진단하는 AI에서 예측하는 AI로 — 뷰노 연구가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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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JMIR Medical Informatics (Figure 2, 논문 저자 제공), CC BY 4.0)

심전도 판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늘 '정상'이라는 판정 다음에 있었다. 부정맥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곧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뷰노가 휴대용 심전도 기기 실사용 데이터를 학습시켜, 겉보기에 정상인 리듬에서도 한 달 뒤 심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을 짚어내는 딥러닝(사람 뇌의 신경 연결 방식을 본떠 데이터를 층층이 학습시키는 인공지능 기법) 모델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필자가 먼저 주목한 것은 이 지점이다. 이 연구는 '이상을 찾아내는 AI'에서 '이상이 없어 보이는 상태 속 위험을 읽어내는 AI'로 한 걸음 넘어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왜 지금 '예측'이 화두인가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방(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못하고 떨리듯 움직이는 부정맥으로,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발작성, 즉 어쩌다 한 번씩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형태여서 병원에서 짧게 찍는 심전도로는 놓치기 쉽다는 데 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부정맥을 상시 감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지금 이상 리듬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친다. 정상 리듬 안에 숨어 있는 미세한 패턴을 학습해 미래의 발생 가능성을 점치는 시도는, 진단 보조를 넘어 예방적 개입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서 결이 다르다.

기대와 함께 남겨야 할 물음

이런 모델이 실제로 신뢰할 만한 수준까지 다듬어진다면, 무증상 고위험군을 미리 골라내 항응고 치료나 집중 모니터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진전이라고 본다. 전남대병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과 함께 진행된 연구라는 점도 임상 현장과의 접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필자는 이 단계에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미래를 예측하는 모델일수록 잘못 짚었을 때의 불안과 과잉 검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고, 특정 기관·기기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이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같은 정확도를 낼지는 별개의 검증이 필요하다. AI가 '한 달 뒤'를 말하기 시작한 지금, 의료 현장과 제도는 그 예측을 어떻게 책임 있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답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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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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