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급증…심의 건수 1년 새 51%↑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이 예외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심의 건수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칙적으로 대기업의 공공SW 시장 진입을 막아온 제도에 구멍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어서, 관련 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주목된다.
SW진흥법상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은 원칙적으로 공공SW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중소 SW기업의 공공시장 참여 기회를 지키기 위해 2013년 도입된 규정이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크거나 기술적으로 복잡해 대기업의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대기업의 공공소프트웨어사업자 참여제한 예외사업 고시'에 따른 예외심의를 거쳐 참여할 수 있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예외심의는 53건으로 전년 동기 35건보다 51.4% 늘었다. 지난해에는 한 해 19차례 회의를 열어 57건을 심의했는데, 올해는 7개월 만에 13차례 회의로 53건을 처리해 지난해 연간 물량의 93%에 이미 도달했다.
예외를 인정받는 비율도 높아졌다. 올해 심의 53건 가운데 43건이 인정되거나 부분 인정돼 인정률이 81.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5%포인트 오른 수치다. 예외를 인정받은 사업의 심의신청금액도 약 9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배(161.9%) 불어났다.
특히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예외 인정이 두드러졌다. 올해 인정·부분인정된 43건 중 37건이 국가안보 유형이었는데, 이 가운데 실제 국방 관련 사업은 7건에 그쳤고 나머지 30건은 치안·전력 등 비국방 분야였다. 이는 국방 목적이 아니어도 국가 기간시설과 관련된 사업이라면 안보를 이유로 대기업 참여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증가세는 대규모 공공 정보시스템 장애를 겪은 이후 나타났다. 2023년 국가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사고에 이어 지난해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공공 발주처들 사이에서 복잡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대기업의 사업관리 역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1월 31일 이 제도를 11년 만에 개편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사업비 700억원 이상인 대형 공공SW사업에는 대기업 참여를 아예 허용하고, 중소기업이 전담하는 사업의 기준 금액도 2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12년 만에 올리며, 정보화전략계획(ISP) 등 설계·기획 사업은 모든 기업에 전면 개방하는 방안이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700억원 이상 사업에서는 이미 예외심의를 통한 대기업 참여율이 70%를 넘었다는 점을 개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법 개정 없이도 현행 예외심의만으로 대기업 참여가 계속 늘어난 것이 이번 자료로 확인된 셈이다.
최근 국회에서도 대기업 참여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의 공공SW 사업 참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SW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그 전까지 대기업 참여 여부를 가르는 핵심 관문인 예외심의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추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숙경 카이스트(KAIST) 교수는 "규모가 큰 사업은 전체 시스템의 복잡도를 관리할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기업 참여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예외심의는 단순히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할지를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업 특성과 기술력, 실제 수행역량을 기준으로 참여 필요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전문성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를 제출받은 이주희 의원도 "공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필요한 대기업 참여는 현행대로 인정하되, 사업 안정성과 품질 향상 등 예외심의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심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가 참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