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로봇 갑상선수술, 암 재발은 '수술 경로'보다 림프절 전이가 좌우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30 07:45
연세암병원 1만504명 장기추적 연구… 수술 경로 자체에서 발생한 재발은 단 2건
겨드랑이 로봇 갑상선수술, 암 재발은 '수술 경로'보다 림프절 전이가 좌우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 장기추적 연구를 이끈 강상욱(왼쪽) 교수와 류재상 임상강사. (사진 출처=세브란스병원)

겨드랑이를 통해 로봇 수술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제거하는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에서 암이 다시 나타나는 재발은 수술 경로 자체보다 수술 당시 확인된 림프절 전이 범위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에 흉터를 남기는 기존 수술법 대신 겨드랑이 절개만으로 갑상선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늘어난 이 수술법이, 접근 경로 때문에 암세포가 퍼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안전하다는 대규모 근거가 나온 셈이다.

연세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상욱 교수, 류재상 임상강사 연구팀은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분화갑상선암(암세포가 정상 갑상선 조직과 비슷한 모양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 유형) 환자 1만504명을 중앙값(전체 환자를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값) 67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이 정도 규모의 환자를 5년 넘게 추적한 자료는 그 자체로 드문 축에 속해, 이번 결과가 갖는 근거로서의 무게를 뒷받침한다. '경액와'는 겨드랑이(액와)를 통해 접근한다는 뜻으로, 목 앞쪽을 절개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겨드랑이에 낸 절개창으로 로봇 수술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잘라내는 술식이다. 흉터가 옷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 결과 전체 재발률은 0.9%였다. 연구팀은 재발이 발생한 부위를 목 중심부인 중심구역(CC), 수술한 쪽 옆 목인 동측 측경부(ILN), 반대쪽 옆 목인 반대측 측경부(CLN), 반대쪽 갑상선(CT), 목 구역 바깥(EC) 등 다섯 곳으로 나눠 분석했다. 재발 위치를 이렇게 세분한 것은, 재발이 어디서 일어났는지에 따라 그 원인이 수술 경로 문제인지 애초 암세포가 퍼져 있었는지를 구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발 97명 가운데 한 곳에서만 재발한 경우가 89.7%(87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두 곳 이상에서 동시에 재발한 경우는 10.3%(10명)였다. 특히 로봇 수술기구가 실제로 지나간 겨드랑이·액와부 경로 자체에서 재발이 확인된 경우는 2건에 불과해, 수술기구가 오가는 통로를 따라 암세포가 옮겨붙어 재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동측 측경부 재발과 중심구역 재발 각각에 대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여러 요인 가운데 어떤 것이 특정 결과와 관련 있는지 통계적으로 가려내는 분석법)을 실시해 연관 요인을 살폈다.

수술 경로 우려에 대규모 데이터로 답하다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은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 개발된 무흉터 수술법으로, 국내에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가 2007년경부터 시행해 온 대표적인 술식이다.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연세암병원에서 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갑상선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술 후 장기간에 걸쳐 재발 여부와 재발 위치가 무엇과 관련되는지 밝혀내는 것은 이후 추적검사의 방식과 범위를 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목이 아닌 겨드랑이라는 먼 경로로 수술기구를 넣었다가 빼는 과정에서 암세포가 기구에 묻어 옮겨붙거나 통로를 따라 퍼져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런 우려는 무흉터 수술의 확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는데, 이번 연구는 1만 명이 넘는 환자를 18년에 걸쳐 장기간 추적한 대규모 데이터로 이런 우려에 반박 근거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재발의 상당수가 수술 경로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발생했고, 그 양상이 림프절 전이 범위와 관련된 요인 분석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점은 재발의 원인이 수술법 자체보다는 암 자체의 진행 정도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Surgical Endoscopy)'에 2026년 8월 게재됐다.

자료: 연세암병원, 국제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Surgical Endosc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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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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