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위성 표준영상 6만7000장 무상 공개…AI 기업 학습데이터 갈증 푼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30 07:45
다목적실용위성 3호·3A호 촬영 영상, 신청 기업에 순차 배포…2035년까지 60만 장 개방 목표
우주항공청, 위성 표준영상 6만7000장 무상 공개…AI 기업 학습데이터 갈증 푼다
다목적실용위성3호가 촬영한 미국 카길소금호수 표준영상. 우주항공청이 이런 국가위성 표준영상 6만7000장을 무상 공개한다. (사진 출처=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청장 오태석)이 30일부터 다목적실용위성이 촬영한 고해상도 위성영상 약 6만7000장을 국내 위성활용기업에 무상으로 공개한다. 기하·방사보정 등 표준 처리를 마쳐 별도 가공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표준영상'이어서, 그동안 고해상도 영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개는 우주항공청이 올해 2월 위성활용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개사가 AI 모델 개발을 위한 국가위성 표준영상의 무상 공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위성영상 기반 AI 모델은 학습·분석·검증 단계마다 대량의 영상이 필요한데, 개별 기업이 이런 고해상도 영상을 자체적으로 대규모 확보하기는 비용과 접근성 면에서 쉽지 않았다. 국가가 표준 처리까지 마친 영상을 대량으로 풀어주면 기업은 별도 전처리 없이 곧바로 학습 데이터로 투입할 수 있어, 데이터 확보에 들어가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고 AI 모델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우주항공청이 지난 29일 등록한 보도자료(목록번호 491)를 보면, 이번에 풀리는 영상은 다목적실용위성 3호(해상도 0.7m)와 3A호(해상도 0.55m)가 2025년 한 해 동안 해외 지역을 촬영한 광학영상 가운데 구름량이 25% 미만인 것들로, 모두 약 6만7000장이다. 구름이 적어 지표가 선명하게 찍힌 영상만 골라 공개함으로써 AI 학습 데이터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영상이 필요한 기업이 '국가위성 표준영상 요청서'를 우주항공청에 내면 검토를 거쳐 국가위성운영센터가 순차적으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신청 기업은 받은 영상을 AI 모델 훈련이나 위성데이터 기반 서비스 연구개발에 쓸 수 있고, 이렇게 개발한 모델이나 서비스는 상용화도 가능하다. 다만 영상 자체를 팔거나 다른 곳에 다시 배포하는 것은 금지된다.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길은 열어두되, 국가 자산인 위성영상 원본이 시장에서 그대로 유통되는 것은 막아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은 앞으로도 매년 6만 장 이상을 꾸준히 공개해 2030년까지 누적 30만 장, 2035년까지는 60만 장 이상을 풀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매년 정례적으로 규모를 키워가는 장기 공급 계획인 셈이어서, 기업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이 위성정보를 AI 학습용으로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21일에는 다목적실용위성 3호·3A호·5호 영상을 바탕으로 만든 '2025 위성정보 빅데이터 AI 학습 데이터셋' 약 15만 건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DataOn)을 통해 무료로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양식장·유류유출·해안선·선박·육빙·해빙 등 해양모니터링 6종과 토지피복 시계열 변화 데이터셋이 포함됐다. 우주항공청은 2023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63만 건 이상의 위성정보 AI 학습 데이터셋을 구축·공개해 왔다. 다만 이전 사례들이 특정 목적에 맞게 가공된 학습용 데이터셋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표준 처리만 거친 원본급 위성영상 자체를 대량으로 개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공된 데이터셋은 해양·토지피복 등 정해진 용도에 맞춰 쓰기 좋지만, 원본급 표준영상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가공·학습할 수 있어 활용 폭이 한층 넓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의 의미가 있다.

자료: 우주항공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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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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