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실증 29건 중 24건서 농작물 생산량 감소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02 08:44 · 수정 2026.10.06 16:56
전력계통 포화로 사업 포기·일정 지연 사례도…확대 전 영농 지속성과 수익성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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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농림축산식품부, 공공누리 제1유형(출처표시))

농사를 이어가면서 같은 땅에서 전기도 생산하려는 영농형 태양광이 실증 단계에서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전력계통 제약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농업과 발전을 한 공간에서 병행한다는 취지만으로 사업 확대의 타당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설비 설치 이후에도 농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와 생산한 전기를 실제로 계통에 연결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서 설비 아래나 주변에서 농작물 재배를 계속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태양광 발전과 달리 농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사업의 핵심에 놓여 있다. 따라서 발전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만 살펴서는 충분하지 않다. 농작물 생산이 설비 설치 전후에 어떻게 달라지는지, 농업과 발전을 병행하는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지속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따져야 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영농형 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지원 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생산량을 비교할 수 있는 29개 실증 결과 가운데 24개에서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했다. 비교 가능한 실증 결과의 대부분에서 감소가 확인된 만큼, 생산량 문제를 일부 사례에 국한된 사안으로 넘기기보다는 사업성 검토의 주요 항목으로 다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제시된 자료만으로 각각의 실증사업에서 생산량이 왜 줄었는지, 감소 폭이 어느 정도였는지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29개 비교 결과 중 24개에서 감소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영농 지속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발전시설을 설치한 뒤에도 농작물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농업과 전력 생산을 병행한다는 영농형 태양광의 기본 전제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 감소는 단순히 작물 수확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과 발전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인 만큼, 어느 한쪽의 성과만으로 전체 사업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전력 생산에 따른 효과가 있더라도 농작물 생산이 줄었다면 영농을 계속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 반대로 농업이 유지되더라도 발전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두 활동을 결합한 사업 모델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번 실증사업에서는 전력계통 포화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일정이 지연된 사례도 확인됐다. 전력계통은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전기를 받아 필요한 곳으로 보내기 위한 연결 기반이다. 농지와 태양광 설비가 마련돼 있더라도 생산한 전기를 계통이 받아들이기 어려우면 발전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없다.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전력을 생산해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조건인 셈이다.

이 때문에 사업 대상지를 검토할 때는 농작물 재배 여건과 발전설비 설치 가능성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계통 수용 여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계통 상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면 준비가 진행된 이후에 일정이 늦어지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개별 사업의 차질을 넘어 영농형 태양광 확대 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생산량과 계통 문제는 각각 떨어진 사안이 아니라 수익성과 사업 지속성을 함께 좌우하는 조건이다.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계통 연결까지 지연되면 농업과 발전 양쪽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수익성을 검토할 때도 발전설비의 설치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영농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와 전력 생산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분석은 영농형 태양광 확대를 단순한 설비 보급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농업 생산을 유지한다는 목적, 발전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계통 조건, 두 활동을 병행했을 때의 수익성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넓히기 전에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영농 지속성과 수익성, 전력계통 여건을 함께 점검하고, 현장에서 계획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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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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