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본, AI 안전성 평가부터 양자·슈퍼컴퓨터까지 공동연구 넓힌다

인공지능이 안전한지 함께 시험하고, 서로의 슈퍼컴퓨터와 양자 연구시설을 연결하는 영국과 일본의 과학기술 협력이 본격화된다. 두 나라는 10월 9일 도쿄에서 제13차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를 열고 AI·첨단컴퓨팅을 비롯한 전략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연구자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동위원회는 양국의 기존 과학·기술·혁신 협력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정부 간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공동성명 부속 팩트시트에는 양자, AI와 컴퓨팅, 우주, 연구보안, 첨단 연결기술, 사이버보안 등 모두 15개 협력 분야가 담겼다. 양국은 2027년 영국에서 차기 공동위원회를 열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 분야에서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가 에든버러대 및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과 맺은 기존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연구 협력을 강화한다. 에든버러 병렬컴퓨팅센터와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확정된 체결 계획이 아니라 향후 논의를 위한 검토 단계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ARiSE 사업도 협력의 기반으로 활용된다. ARiSE는 AI를 과학 연구에 적용해 탐구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려는 사업으로, 2025회계연도 보정예산은 320억엔 규모다. 2026년 9월에는 31개 과제가 선정됐다. 양국은 이 사업을 통해 공동연구와 연구자 교류를 추진하고, 고성능컴퓨팅과 AI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고성능컴퓨팅은 방대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대형 컴퓨터 자원을 뜻한다.
AI 안전기관 사이의 협력도 깊어진다. 양국 기관은 AI 모델 평가, 안전한 AI 개발과 이용을 위한 공동작업, 관련 정보 공유를 추진한다. 두 기관은 2024년 11월 국제 AI 안전기관 네트워크 출범에 앞서 국제 공동 안전성 시험에 참여했으며, 이후에도 최첨단 AI 시험과 국제 규범을 논의해 왔다.
양자 분야에서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G-QuAT와 이화학연구소, 영국 국립양자컴퓨팅센터와 국립물리연구소를 연계한다. 양자컴퓨터와 기존 고성능컴퓨터를 함께 쓰는 혼합 응용을 개발하고, 성능 비교와 평가, 국제표준화, 시스템 통합을 추진한다. 양자컴퓨터 한 종류에 모든 계산을 맡기기보다 각 컴퓨터가 잘하는 일을 나눠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번 합의는 2023년 히로시마 협정, 2025년 영·일 디지털 파트너십 공동성명, 2026년 6월 양국 정상이 발표한 프런티어 기술 파트너십을 잇는 후속 조치다. 별도로 2026년 2월 발표된 협력 패키지에는 영국 450만파운드와 일본 520만파운드 이상이 투입되는 양자 공동연구 3건, 양국이 각각 300만파운드를 부담하는 총 600만파운드 규모의 첨단 연결기술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협력 확대와 함께 기술 보호 장치도 마련한다. 양국은 개방적인 국제 연구를 유지하되 핵심·신흥기술의 유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연구보안을 별도 중점 분야로 정했다. 사이버 분야에서는 위협정보 공유, 핵심 인프라와 공급망 보호, 규제·표준의 정합성을 중심으로 협력한다. 과학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면서 안전성과 신뢰, 기술 보호를 함께 다루겠다는 구상이다.
자료: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일본 문부과학성, 일본 외무성,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