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 현장 점검 넘어 AI 기반 ‘상시 예방’ 체계로 전환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12 05:26
정읍 실증단지서 분산에너지 통합관리…위험예측부터 비상시 원격제어까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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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Jeffrey

사람이 현장을 찾아가 특정 시점의 상태를 확인하던 전기안전 관리가 설비를 계속 살피고 사고 가능성을 미리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신기술연구센터는 전북 정읍 전기안전 실증단지를 기반으로 분산에너지 설비의 상태를 통합 관리하고 위험에 대응하는 디지털 안전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정읍 실증단지에는 옥외·건물형·방음벽 태양광과 풍력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설비, 마이크로그리드, 비상용 발전기 등이 구축돼 있다. 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설비이며, 마이크로그리드는 일정 지역 안에서 발전과 소비를 함께 관리하는 소규모 전력망을 뜻한다. 서로 종류와 작동 방식이 다른 설비를 한곳에서 관찰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실증단지의 역할이다.

연구의 핵심은 ‘분산·유휴자원 안전관리 통합 플랫폼’이다. 태양광·풍력·ESS·전기차 충전설비·비상발전기의 안전상태를 판정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온라인 검사·점검 기준을 함께 개발한다. 수용가 전기설비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는 사물인터넷(IoT) 장치도 활용한다. 수용가는 전기를 실제로 사용하는 가정·건물·사업장 등을 말한다.

플랫폼은 설비 상태를 화면에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발전량과 안전상태를 살피고 전력공급 상황을 판단해 부하를 제어하며, 발전량 예측과 설비별 원격제어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태양광 설비에서는 발전출력과 발전량, 햇빛의 세기를 나타내는 일사량, 모듈 온도 등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기상과 운용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설비 상태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위험 징후를 앞서 찾는 체계를 마련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도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기획자료에 따르면 이 과제는 45개월 이내의 실증형·안전관리형 사업으로 기획됐다. 기술성숙도는 통합 플랫폼의 경우 TRL 4에서 7로, 원격제어 기술은 TRL 3에서 7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TRL은 기술이 기초 검증 단계에서 실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최종 산출물에는 위험예측·비상대응 프로그램, 안전관리 플랫폼과 계측·원격관리 연동 시스템, 검증용 시뮬레이터가 포함된다. 원격제어 장치 시제품과 비상대응 절차서도 각각 3종을 개발한다. 실증 목표는 ESS 1MW급 5개소 이상·총 30MW 이상, 비상발전기 1MW급 5개소 이상·총 10MW 이상이다. 전기차 충전설비는 7kW급 20개소 이상이며 이 가운데 급속충전기를 5개소 이상 포함하도록 제시됐다. 이 수치는 실제 구축 실적이 아니라 사업 기획 단계에서 정한 최소 실증 범위다.

정부 기획자료는 비상발전기와 ESS, 전기차, 태양광, 풍력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각각 관리해 왔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안전관리 플랫폼과 전력수급 위기 때 활용할 실시간 계통연계 원격제어 기술·제도가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연구범위에는 설비마다 다른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표준 데이터 모델, 이기종 설비 연계 프로토콜, 개방형 API와 지리정보시스템(GIS) 시각화도 들어 있다. 설비별 수명과 교체주기 평가, 운영 지침과 단체표준 개발도 추진 대상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2024년 6월 14일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5년 단위 기본계획과 분산에너지 설치의무, 전력계통영향평가, 특화지역 및 지역 내 직접 전력거래의 근거를 담았다. 시행규칙은 특화지역에서 직접 거래할 때 시간대별 공급량을 측정하는 전력량계 설치를 요구한다.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연결하는 기술이 안전관리뿐 아니라 지역 단위 전력거래와 전력망 운영에도 필요한 이유다.

자료: 한국전기안전공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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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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