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액화수소 플랜트 원천기술 한국전력기술에 이전

기체 수소의 부피를 크게 줄여 운송할 수 있는 액화수소 플랜트의 생산·저장·이송·공급 과정을 하나로 설계하는 원천기술이 한국전력기술로 이전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는 12일 교내에서 한국전력기술과 ‘액화수소 플랜트 및 인프라 시스템 엔지니어링 원천기술’에 관한 노하우 기술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액기술료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5억원으로, 대학 개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노하우 기술이전 계약이다.
이전 대상은 액화수소 생산부터 저장, 이송, 공급에 이르는 설비를 통합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노하우다. 실증시설 구축뿐 아니라 안전성 검토와 경제성 평가까지 포괄한다. 각각의 공정과 기자재를 따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정별 설계 기준을 단일 시스템 안에서 연결해 전체 플랜트의 작동과 사업성을 함께 살피는 방식이다.
수소는 약 영하 253도에서 액체로 바뀐다.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액체수소의 밀도는 약 70.8kg/㎥이며, 표준상태의 기체와 비교한 부피비는 약 1대833이다. 같은 양의 수소가 차지하는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파이프라인이 없는 지역으로 많은 수소를 운송할 때 유리하다.
다만 수소를 극저온으로 냉각하고 액체 상태로 유지하는 데에는 기술적 부담이 따른다. 현재 산업용 액화설비에는 수소 1kg당 약 10~20kWh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저장 용기 안으로 열이 들어오면 액체수소 일부가 다시 기체로 변하는 ‘보일오프’, 즉 증발손실도 관리해야 한다. 액화 효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저장과 운송 과정의 손실, 설비 안전성, 운영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에너지공대는 국내 수소액화 원천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해 왔다. 교내 1호 창업기업 헵타도 수소액화 원천기술과 플랜트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다. 이번 계약은 대학이 축적한 통합 설계 노하우를 실제 플랜트와 인프라를 설계하는 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저온·고온 수전해 기술과 해외 수소 기반 대중교통 인프라, 대용량 청정수소 플랜트 설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 인프라 설계도 맡고 있어 이번에 이전받는 노하우를 기존 수소 관련 설계 역량과 접목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액화수소의 핵심 설비와 안전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도 이어졌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공개 자료에는 2019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사업비 327억8370만원이 투입된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기술 개발사업이 제시돼 있다. 2020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는 45억원 규모로 액화수소 충전소용 시간당 100kg·90MPa급 극저온 왕복동 펌프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90MPa는 액화수소를 높은 압력으로 보내기 위한 펌프의 성능 조건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수소경제육성법에 따라 2020년 7월 수소안전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액화수소 전 주기의 제품·설비 안전기준 개발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기술 분류에도 액화천연가스의 차가운 에너지를 미리 냉각하는 데 이용하는 예냉 사이클과 압축기·팽창기 등 수소액화플랜트 핵심부품의 설계·제조기술이 포함돼 있다. 액화수소 산업이 자리 잡으려면 개별 장비 개발과 함께 전 공정을 묶는 설계, 안전기준, 경제성 검토가 맞물려야 한다.
자료: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국전력기술, 한국가스안전공사,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미국 에너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