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정 자녀의 우울증 위험, 부모 정신질환·중독 영향이 더 컸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자녀에게 나타나는 성인기 우울증 위험은 이혼 자체보다 부모의 정신질환과 중독 문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틴데일대학교 메리 케이트 쉴케 교수, 텍사스대학교 알링턴캠퍼스 필립 베이든 교수, 토론토대학교 에스메 풀러-톰슨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의 대규모 인구 조사에 참여한 18세 이상 성인 12만826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실렸다.
연구팀은 부모의 혼인 상태와 유년기 가정환경, 성인기 우울증 진단 사이의 관계를 살폈다. 신체적·성적 학대 경험자는 분석에서 제외해 중증 학대의 영향을 통제하고, 부모의 정신질환과 물질 사용 장애 이력도 함께 비교했다. 물질 사용 장애는 약물이나 알코올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다른 조건을 보정하지 않고 단순 비교했을 때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성인은 부모가 결혼 상태를 유지한 성인보다 우울증 진단율이 41% 높았다. 부모가 비혼 상태였던 성인도 우울증 위험이 31%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부모의 정신질환과 물질 사용 장애를 반영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이들 변수를 보정한 뒤에는 부모의 이혼 또는 비혼 상태와 자녀의 성인기 우울증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사라졌다.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는 것은 관찰된 차이를 이혼이나 비혼 자체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혼 가정 자녀는 부모의 정신건강 문제에 노출된 비율도 높았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20% 이상은 정신질환을 앓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고 답했다. 부모의 물질 사용 장애를 경험한 비율은 이혼 가정에서 35%로, 결혼 상태가 유지된 가정의 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부모의 정신질환과 중독 문제가 부부 갈등과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환경을 만들고, 자녀의 정서 발달에 장기적인 부작용을 남긴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모의 혼인 상태 자체보다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부모의 정신질환과 물질 사용 장애가 자녀의 성인기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자료: 틴데일대학교·텍사스대학교 알링턴캠퍼스·토론토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