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어진 16세 소녀의 눈 부기, 루푸스 가능성 알린 신호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03 05:39
소변 검사는 정상이었지만 낮은 알부민·복수·자가항체 확인…스테로이드 치료 뒤 호전
기사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방글라데시 쿨나의과대학)

흔히 피로나 알레르기 탓으로 여기는 눈 주변 부기가 면역계 이상을 알리는 첫 신호일 수 있다는 16세 소녀의 임상 사례가 보고됐다.

방글라데시 쿨나의과대학 소화기내과 의료진은 양쪽 눈가가 3개월 동안 점차 부풀어 오른 소녀의 사례를 국제 의학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소녀에게 통증이나 가려움, 피부 발적은 없었으며 소변과 간·갑상선 기능 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정밀 혈액 검사에서는 혈중 알부민 수치가 2.6g/dL로 정상 기준보다 낮았다. 알부민은 혈액 속 수분을 혈관 안에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몸속 염증이 심하다는 신호와 함께 중등도 복수도 발견됐다. 복수는 배 안에 물이 고이는 증상이다. 자가면역질환을 판별하는 자가항체 수치도 기준치보다 훨씬 높았다.

의료진은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잘못 공격하는 전신 루푸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루푸스는 피부와 관절뿐 아니라 콩팥, 심장, 폐, 장 등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콩팥이 손상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고,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해 눈이나 몸이 붓는다.

그러나 소녀의 소변 검사는 정상이었다. 의료진은 단백질이 장을 통해 빠져나가는 단백질소실장병증이나 장기 표면을 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루푸스 장막염 때문에 눈 부기와 복수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소녀가 루푸스로 확진된 것은 아니다. 루푸스를 강하게 의심할 항체와 염증 소견은 확인됐지만 병원 여건상 보체 검사 등 일부 필수 검사를 하지 못했다. 신장염과 관절염, 발진 같은 대표 증상도 부족했고 복수와 단백질 부족의 정확한 원인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의료진은 ‘루푸스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판단했다.

의료진은 면역 반응과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약인 프레드니솔론을 하루 50mg 투여했다. 치료 7일 만에 눈 주변 부기가 크게 줄었고, 3개월 뒤에는 눈 부기와 복수가 모두 사라졌다. 알부민은 3.8g/dL로 정상화됐으며 헤모글로빈도 11.2g/dL까지 회복됐다.

연구진은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눈 부기가 오래 지속되면 단순 피로나 알레르기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쪽 또는 양쪽 눈의 부기가 수주 이상 이어지거나 거품뇨와 다리 부종이 동반되면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호흡 곤란, 복부 팽만이 함께 나타날 때는 콩팥·간·심장 질환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 방글라데시 쿨나의과대학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화학·물리·의학·생명 — 신소재·촉매·양자·물성, 의학·제약·바이오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