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시설 쪼개 약국 개설 시도, 법원이 제동
병원 시설 일부를 나눠 약국으로 바꾸려던 시도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약사 C씨가 충남 당진시장을 상대로 낸 약국개설등록신청 수리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진시가 등록을 거부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의원 면적 줄이고 건물 쪼개 약국으로
사건은 당진시의 한 3층 건물에서 시작됐다. 이 건물은 의사 A씨가 소유하며 전체를 의원으로 사용해 왔고, 1층 공간은 설계도면상 입원실로 의료기관 개설신고에 포함돼 있었다. A씨는 2023년 이 공간을 의료기관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당진시에 문의했고, "약사법상 약국 개설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의원 면적을 242.02㎡에서 157.33㎡로 줄이는 변경신고를 했고, 건물은 집합건축물로 전환돼 호실이 나뉘었다. 분리된 1층 공간은 용도가 약국으로 바뀌어 B씨에게 팔렸고, B씨에게서 이 공간을 빌린 약사 C씨가 2024년 8월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했으나 당진시는 이를 거부했다.
"의료기관 시설, 진료 공간만 의미하지 않아"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달 9일 이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법원은 약사법상 '의료기관의 시설'이 실제 진료가 이뤄지는 진료실이나 입원실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봤다. 의료기관 개설신고에 편입돼 객관적으로 의료기관과 일체로 관리되거나 외관상 의료기관 일부로 인식될 수 있다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문의와 면적 축소, 집합건축물 전환, 호실 분리, 약국 용도 변경으로 이어진 일련의 절차를 약국 개설을 위한 준비 절차로 판단했다. C씨는 내부 통로를 막고 출입구를 분리해 공간이 독립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외부 통행로로 이동해도 약 20m에 불과해 "장소적 관련성이 밀접하다"고 봤다. 병원 시설을 분할해 약국을 열면 담합 우려가 커져 의약분업의 실효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의료기관의 시설·부지 일부를 분할·변경·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를 제한한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3호를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자료: 대전지방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