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게임 만들고 스스로 검증하는 AI 플랫폼 개발

인공지능(AI)이 게임 맵과 아이템을 스스로 만들고, 직접 플레이하며 오류를 찾은 뒤 이용자가 느낄 재미까지 수치로 예측하는 플랫폼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중소·인디 게임사의 콘텐츠 제작과 품질검증을 지원하는 'AI 기반 게임 제작·검증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9월 10일 밝혔다.
게임 개발에는 지도·아이템 같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출시 전 오류를 반복해서 찾는 품질관리(QA)에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든다. 대형 게임사는 전담 QA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인디 게임사는 인력과 검증 환경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답 데이터 없이 맵을 만드는 '제로 데이터' 생성
플랫폼은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드는 '제작 AI 엔진'과 완성된 게임을 점검하는 '검증 AI 엔진'으로 구성된다. 제작 AI의 핵심은 '제로 데이터 기반 콘텐츠 생성 기술'이다. 사람이 만든 정답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고 AI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맵을 만든다. 연구진은 강화학습 기반 절차적 콘텐츠 생성(PCGRL·보상을 받아가며 규칙에 맞는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만들어내는 기법) 기술을 고도화했다. AI는 미로 경로 길이와 적의 수·배치, 아이템 구성, 맵 크기 같은 조건에 맞춰 맵을 만든다. 대규모 학습 데이터 구축 비용을 줄이고, 기존 콘텐츠를 학습에 쓰면서 생기는 저작권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여러 AI가 역할 나눠 플레이…'재미'도 정량 예측
검증 AI는 실제 이용자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며 오류를 찾는다. 탐색·전투·임무 수행 등 행동별로 전문화된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점검한다.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오토 큐에이(Auto QA)'는 미리 정해둔 시험 항목으로는 찾기 어려운 비정형 오류를 잡아내고, '펀 큐에이(Fun QA)'는 플레이 정보를 분석해 이용자가 실제로 느낄 재미를 출시 전에 정량적으로 예측한다. 플랫폼은 상용 게임 엔진 유니티와 연동돼 실제 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산업 적용도 이어지고 있다. 서브레벨게임즈는 관련 기술로 만든 퍼즐게임 16종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고, 엠게임은 기술을 이전받아 신작 '누미헌터스'에 활용하고 있다. 고블린게임즈는 이 기술을 쓴 '멕 포지'를 애플 앱스토어에 내놨다. ETRI는 자체 AI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 게임사에 무상 기술이전도 병행하고 있다. ETRI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SG21에 제안한 'AI 기반 온라인게임 품질보증 프레임워크(F.FW-AGQA)'는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돼 연내 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장시환 ETRI 선임연구원은 "제로 데이터 기반 콘텐츠 생성과 자동 검증 기술을 더 고도화해 국내 게임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한 문화기술 연구개발사업으로 이뤄졌다.
자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