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리움산업, 한·독 공동 연구로 항공용 액화수소 탱크 개발한다 — 110억 규모 국제 R&D 과제 주관

액화수소 전문기업 하이리움산업이 한국과 독일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개발(R&D)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항공기 등 차세대 수소 모빌리티에 쓸 수 있는 가볍고 성능 좋은 액화수소 저장탱크를 개발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목표다.
이번 과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원한다. KIAT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국내 기업과 해외 연구기관이 함께하는 국제 공동 R&D 지원사업을 운영해왔다. 이런 국제 공동 R&D는 한 나라의 기술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여러 나라의 강점을 모아 해결하려는 취지로 추진된다. 총 사업비는 110억 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정부지원금이 약 100억 원을 차지한다. 연구는 2026년 8월부터 2031년 7월까지 5년간 진행되는 만큼, 단기 시제품 개발이 아니라 상용화까지 내다본 중장기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과제에는 하이리움산업을 중심으로 한국과 독일의 액화수소, 복합소재, 극저온, 자동화 제조, 비파괴검사 분야 전문기관 총 7곳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함께하고, 독일에서는 응용연구 기관 연합체인 프라운호퍼(Fraunhofer) 산하 3개 연구소가 참여한다. 프라운호퍼는 독일을 대표하는 산업 기술 연구 조직으로, 여러 산하 연구소를 통해 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해온 곳이다. 이처럼 저장탱크 설계부터 소재, 인증, 실증까지 필요한 역량을 갖춘 기관들이 한 과제 안에 모인 것은, 그만큼 액화수소 저장탱크 개발이 여러 분야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힌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액화수소는 영하 253도에 이르는 극저온 상태로 저장해야 하는 물질이다. 기체 수소를 매우 낮은 온도로 냉각해 부피를 크게 줄인 형태로, 냉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높은 단열 성능이 필요하다. 동시에 항공기나 드론에 실으려면 탱크 자체가 가벼워야 한다. 탱크 무게는 얼마나 많은 수소를 싣고 얼마나 멀리 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여서, 상용화 여부를 가르는 기술 지표로 꼽힌다. 단열과 경량화는 서로 상충하기 쉬운 요구조건이어서,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이 분야 개발의 오랜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진은 탱크 무게 대비 저장 효율을 뜻하는 중량효율(Gravimetric Index) 30% 이상, 수소가 하루 동안 자연 증발해 손실되는 비율인 일일 증발률(Boil-Off Rate) 12% 이하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탄소섬유를 플라스틱에 넣어 강하면서도 가볍게 만든 복합소재) 내조에 2D 나노소재 기반 수소 차단 코팅을 입히고, 다층단열재(MLI)와 고진공 단열층, 금속 외조를 결합한 이중벽 구조를 새로 개발한다. 기존에는 금속 위주로 저장용기를 만들었다면, 이번 연구는 복합소재와 극저온 단열기술을 함께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수소 손실을 줄이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다. 소재를 금속에서 복합재로 바꾸는 접근은 무게를 줄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극저온에서도 수소가 새지 않도록 막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2D 나노소재 코팅과 다층 단열 구조를 겹겹이 쌓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함께 풀어보겠다는 것이 이번 과제의 접근법이다.
기관별로 역할도 나눠 맡는다. 하이리움산업은 시스템 통합과 저장탱크 설계, 진공단열 이중벽 제작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총괄한다. KITECH는 2D 나노소재 기반 수소 배리어 코팅 기술을 맡고, KCL은 시험·인증 기준을 세우고 국내외 인증 대응을 담당한다. KRISO는 구조 및 열유동 해석, 위험도 평가와 함께 모빌리티 환경에서의 단열 성능을 실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IMWS는 복합소재 설계와 물성·손상 분석을 담당한다. 설계·제작부터 소재 개발, 인증, 안전성 검증까지 이어지는 전체 개발 과정을 국내외 전문기관이 나눠 맡는 구조인 셈이다.
자료: 하이리움산업,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