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의료원-美 로체스터대, 몸과 마음 함께 치료하는 통합진료 공동연구

몸이 아픈 사람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각각 다른 병원, 다른 진료과에서 따로 치료하는 게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의 몸에서는 신체질환과 정신건강 문제가 뚜렷이 나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만성질환을 오래 앓으면 우울감이나 불안이 함께 찾아오고, 반대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체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쉬워 병을 키우는 일이 흔하다. 이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한 병원 안에서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방법을 두 나라 의료기관이 손잡고 연구하기로 했다. 중앙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이철희)은 미국 로체스터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와 신체질환과 정신건강 문제를 통합적으로 치료하는 진료 모델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중앙대의료원은 지난 21일 중앙대병원에서 로체스터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정신건강 분야의 임상·연구 경험을 나누는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협약으로 두 기관은 '내과-정신건강의학과 통합케어병동(Medical-Psychiatry Unit, MPU)'을 함께 운영해 온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MPU는 몸의 질환을 치료하는 내과와 마음의 질환을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가 한 병동 안에서 한 팀처럼 움직이며 환자를 돌보는 진료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을 함께 가진 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 이 진료과 저 진료과를 옮겨 다니며 각각 따로 진료를 받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진료 기록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거나, 치료 시점이 어긋나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MPU처럼 한 병동에서 여러 진료과가 팀을 이뤄 환자를 살피면 이런 공백을 줄이고, 몸과 마음의 문제를 한자리에서 동시에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기관은 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신건강 관리와 중독 치료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로체스터대학교는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를 위한 통합의료 서비스를 오래 운영해 온 곳으로 꼽힌다. 로체스터대학교 메디컬센터 정신건강의학과는 'MIPS(Medicine in Psychiatry Service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 갈래로 나뉜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상이 급격히 심해진 환자를 입원시켜 집중 치료하는 급성기 입원치료(IMIPS), 술이나 약물 등 물질 사용 장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화병동(SUMMITS), 중증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평소 건강 관리를 맡는 1차의료클리닉(MIPS-PC)이 그것이다. 급성기부터 만성적인 관리까지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단계별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셈이다. 이처럼 오랜 기간 축적된 운영 경험과 임상 데이터가 이번 공동연구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동시에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함께 겪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환자들은 여러 병원과 진료과를 따로 찾아다니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진료과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몸과 마음을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하나의 진료팀이 함께 돌보는 통합진료 모델이 국내 의료 현장에 자리 잡으면, 환자는 여러 병원과 진료과를 오가는 부담을 덜고 더 촘촘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대의료원과 로체스터대학교의 이번 협력이 이런 통합진료 모델을 국내에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자료: 중앙대의료원, 로체스터대학교 메디컬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