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디아 "2026년 2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31.4%↑…사상 최고치 4250억달러"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불과 석 달 전 세워진 기록이 다시 깨지면서, 이번 호황이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라 연속된 흐름이라는 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는 최신 연구 보고서에서 2026년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분기 대비 31.4% 급증한 4250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분기 대비 성장률, 이른바 순차 성장률은 직전 3개월 실적과 비교한 증가율을 뜻한다. 한 분기 만에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새로 늘었다는 뜻으로, 분기 단위 집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가파른 상승 속도다.
이로써 2026년 상반기, 즉 1~2분기 누적 반도체 매출은 7520억달러에 달했다. 옴디아는 3분기 매출이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 전망대로라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500억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반년 만에 쌓인 매출이 1조원 단위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로 불어나는 셈으로, 그만큼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시장 전체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장을 이끈 것은 메모리 반도체였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메모리용 집적회로, 즉 IC가 전체 반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컴퓨터가 작업 중인 정보를 임시로 담아두는 D램(DRAM),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아 저장장치에 널리 쓰이는 낸드(NAND), 스마트기기 등에 쓰이는 메모리인 노어(NOR)까지 3대 메모리 반도체가 모두 2026년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과 최고 순차 성장률을 동시에 기록했다. 서로 다른 용도로 쓰이는 메모리 세 종류가 한꺼번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것은, 특정 응용처 하나가 아니라 데이터센터부터 저장장치,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 메모리 수요가 전방위로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D램·낸드·노어 각각의 구체적인 매출액과 성장률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MPU 매출도 전분기 대비 16% 늘었다. 이는 통상적인 계절적 평균 증가율인 약 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동안의 반도체 호황이 주로 메모리 가격 상승에 기댄 것이었다면, MPU까지 평년의 십수 배에 이르는 증가율을 보였다는 것은 연산용 반도체 수요 역시 함께 뛰고 있다는 뜻이어서, 이번 성장이 메모리 한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옴디아는 2002년 1분기부터 분기 단위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추적해 왔는데, 이번 2분기의 31.4% 순차 성장은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직전 기록은 같은 해 1분기로, 당시 매출은 319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7% 늘어 당시로서는 사상 최대 순차 성장률로 평가됐다. 20년 넘게 쌓인 통계에서 세운 기록이 불과 한 분기 만에 다시 깨진 셈으로, 두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성장 기록이 새로 쓰인 것이다. 이처럼 최고 기록이 연이어 경신되는 흐름은 흔치 않은 일로, 이번 호황이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추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연속 기록 경신의 배경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과 D램·낸드 가격 강세를 꼽고 있다.
자료: 옴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