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해양 SMR '반디' 선박 탑재 나선다…한국선급과 맞손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01 07:48
원전 설계 기술과 조선·해양 인증 노하우 결합해 선급 인증·기술기준 공동개발
한국전력기술, 해양 SMR '반디' 선박 탑재 나선다…한국선급과 맞손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오른쪽)과 이영석 한국선급 회장이 9월21일 경북 김천 한전기술 본사에서 해양 원자력 분야 협력 업무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한국전력기술)

배 위에 원자로를 얹어 전기를 만드는 '움직이는 원전'이 국내 기술로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전력기술이 해양 소형모듈원자로(SMR) '반디'의 선급 인증과 선박 적용 기술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기술(사장 김태균)은 지난 21일 한국선급과 '해양 원자력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기관은 각자의 전문 영역을 맞대고 해양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함께 개척하기로 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을 작은 모듈 형태로 줄여 설계한 차세대 원자로다. 발전 용량은 작아지지만 설계 단순화와 안전 계통 강화를 통해 부지 제약이 큰 곳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혀왔다. 크기가 작은 만큼 배와 같은 이동 수단에도 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SMR이 주목받아온 이유 중 하나다. '반디'는 한국전력기술이 개발 중인 해양용 SMR의 이름으로,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실제 선박에 적용되기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협약은 한국전력기술의 원전 설계 역량과 한국선급의 선박·해양 분야 전문성을 연계해 해양 SMR의 선박 적용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기술기준 개발과 국내외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선급은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안전성을 검사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선급기관으로, 배가 실제로 바다에서 운항할 수 있으려면 이 같은 선급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원자로처럼 새로운 동력원을 배에 싣기 위해서는 원전 설계 기술뿐 아니라 선박 안전 인증 체계에 대한 전문성도 함께 필요한데, 이번 협약은 두 기관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원전을 설계하는 기관과 선박의 안전을 검증하는 기관이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육상 원전 기술이 해양 분야로 확장되는 초기 단계로도 볼 수 있다.

양 기관은 협약에 따라 해양 SMR '반디' 등의 설계를 검토하고 선급 인증의 한 종류인 AiP(기본설계승인)를 추진하기로 했다. AiP는 선박이나 해양 설비를 실제로 건조하기 전, 설계 개념 단계에서 선급이 안전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미리 검토해 부여하는 인증이다. 개념 설계 단계에서 먼저 안전성을 확인받아두면 이후 상세 설계와 실제 건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새로운 동력원을 선박에 도입할 때 거치는 중요한 사전 단계로 여겨진다. 두 기관은 이와 함께 해양원자력 분야의 기술규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안전성 평가·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해양 원자력에 대한 명확한 기술기준과 인증 체계가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협력이 관련 규칙을 처음부터 함께 세워나가는 작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해양 SMR은 탄소 배출 없이 장기간 운항이 가능한 동력원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선박뿐 아니라 해양 구조물의 전력 공급원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원전 설계 기술과 선급 인증 체계가 결합되면서, 해양 SMR의 상용화를 위한 국내외 공동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한국전력기술, 한국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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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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