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AI로 사고 대응 넘어 예방 중심 안전관리 추진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10.06 08:44 · 수정 2026.10.06 18:07
46년간 축적한 사고 통계와 사람의 최종 검증 원칙을 바탕으로 공공 안전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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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Galatsis, CC BY-SA 4.0)

가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서 나아가,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위험을 미리 살피는 안전관리 전환이 추진된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AI가 판단을 대신하는 체계가 아니라, AI가 위험 신호와 대응 방안을 제안하고 사람이 이를 검증해 책임지는 구조를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1일 본사 정기조회에서 박경국 사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시대에 우리는…’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AI를 단순히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동료’로 규정했다. 기존 업무에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을 넘어, 어떤 업무를 AI에 맡기고 사람은 어떤 판단과 책임에 집중할지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스안전 분야에서는 정확성과 책임성이 특히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됐다. AI는 많은 자료를 빠르게 탐색하고, 일정한 기준으로 분석하며,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위험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 결정하고 AI가 내놓은 결과를 확인·검증하며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은 사람이 맡는다. 박 사장은 이를 ‘AI가 제안하고 사람이 검증·책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디지털혁신처를 신설한 뒤 AI 원데이클래스와 생성형 AI 공모전 등 실습형 교육을 통해 임직원의 활용 역량을 높여왔다. 생성형 AI는 사람이 질문이나 지시를 입력하면 문장과 자료 요약 같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공공 안전 업무에 적용할 때는 편의성뿐 아니라 결과의 정확성, 개인정보와 데이터 관리, 잘못된 판단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예방 중심 안전관리의 토대가 되는 자료도 축적돼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46년간 가스사고 통계를 쌓아 예방대응시스템과 사고관리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해 왔다. 2025년 사고통계는 전체 현황, 원인, 형태, 사용처, 인명피해 등을 포함한 6개 분야 56개 항목으로 작성돼 국가통계포털에 등록됐다. 다만 이 통계가 현재 특정 AI 모델의 학습자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통계는 예방 활동이 집중돼야 할 지점도 보여준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사용자 부주의로 발생한 가스사고는 114건으로 전체의 약 30%였다. 이 가운데 가스레인지와 휴대용 가스버너 사고가 69건이었다. 사고 원인과 사용 기기, 피해 형태를 세분화한 데이터는 어떤 상황에서 주의 안내와 점검을 강화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공사는 AI 윤리지침과 윤리헌장도 별도로 제정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AI를 도입할 때 기술의 성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정성·투명성·책임성·안전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제도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2026년 8월 28일 시행된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도 공공기관의 AI 활용 과정에 이러한 가치를 반영한 윤리기준을 요구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제시한 공공부문 AI 안내 기준은 도입 필요성 검토부터 예산 편성, 계약, 구현, 배포 이후의 성능 점검과 데이터 갱신까지를 하나의 전 과정으로 다룬다. AI를 한 번 설치하고 끝내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와 성능을 계속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본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재난안전 체계를 사고 대응 중심에서 AI를 활용한 사전 대비 중심으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50개 사업에 약 9,400억원을 투입하고, 일정한 표로 정리되지 않은 안전보고서와 기관별 재난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가스안전공사의 인공지능 전환 역시 축적된 사고 자료를 예방 업무와 연결하면서도, 사람의 검증과 책임을 유지하는 공공 안전 AX의 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AX는 ‘AI 전환’을 뜻하며 조직의 업무 절차와 의사결정 방식을 AI 활용에 맞게 바꾸는 것을 말한다.

자료: 한국가스안전공사, 행정안전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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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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