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수소정책, 그린수소 확대와 비용 격차가 과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10.06 09:31 · 수정 2026.10.06 18:33
김천서 첫 상업용 오프그리드 설비 가동…인증제는 배출량 기준의 기술중립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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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David Calderón·Isaías González·Antonio José Calder, CC BY 4.0)

태양광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상업시설이 국내에서 가동되기 시작했지만, 현재 생산 규모와 비용을 보면 그린수소가 기존 산업용 수소를 빠르게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5년 10월 1일 환경부의 기후·환경 기능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통합해 출범했다. 수소정책은 2차관 산하 수소열산업정책관이 담당한다. 출범 1년을 맞은 현재 정책의 중심에는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청정수소의 생산과 이용 확대가 놓여 있다.

가장 큰 장벽은 생산비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수소 생산비를 그레이수소 약 3,000원/kg, 블루수소 8,000~10,000원/kg, 그린수소 15,000~20,000원/kg으로 추산했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그레이수소와 비교하면 그린수소 비용은 5배 이상이다. 수소 1kg을 생산할 때 드는 비용 차이가 그대로 수요처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지난 3월 완공된 김천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이러한 전환을 시험하는 사례다. 이 시설은 한전 전력망과 분리된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와 10MW 수전해 설비를 연결했다. 수전해는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기술이다. 하루 약 600kg, 연간 약 230톤을 생산하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상업용 오프그리드 모델이다. 오프그리드는 외부 전력망에 기대지 않고 자체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다만 김천 시설의 연간 생산량은 2024년 국내 수소 생산량 약 268만톤의 0.009% 수준이다. 당시 정유사와 석유화학사가 생산한 수소는 약 215만톤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김천 시설은 새로운 기술과 상업모델을 검증한다는 의미가 크지만, 기존 산업공정 중심의 공급구조를 당장 바꿀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청정수소인증제도 그린수소만 인정하는 제도는 아니다. 원료 채굴부터 수소 생산까지를 뜻하는 ‘Well-to-Gate’ 구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수소 1kg당 4kgCO2e 이하이면 인증 대상이 된다. 배출량에 따라 1등급 0~0.1, 2등급 0.1~1, 3등급 1~2, 4등급 2~4로 나눈다. 생산 기술의 이름보다 실제 배출량을 따지는 기술중립적 구조다.

기준을 넘는 수소는 청정수소 인센티브에서 제외되지만, 별도의 일반수소발전시장은 유지된다. 따라서 현 제도를 국내 그레이수소의 생산과 이용을 전면 배제하는 정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해외 청정수소 조달이 필요한 국내 여건을 고려해 선박 운송 과정의 배출량도 한시적으로 인증 산정에서 제외하고 있다.

발전시장에서는 제도와 실제 공급 능력의 간격이 확인됐다. 2024년 최초 청정수소발전 입찰에는 공고물량 6,500GWh에 6,172GWh가 접수됐지만, 최종 낙찰은 750GWh 한 건에 그쳤다. 공고량의 약 11.5%다. 접수물량이 많더라도 가격과 사업 조건 등을 통과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물량은 크게 줄 수 있다는 의미다.

2025년 시장은 3,000GWh를 15년 동안 계약하는 조건으로 공고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 행정예고안은 청정수소 500GWh와 일반수소 930GWh를 제시했다. 석탄·암모니아 혼소는 제외하고 국내 수전해 생산 여부를 평가에 반영하는 방향도 담겼다.

앞으로의 쟁점은 청정수소의 기준을 높이는 일과 실제 생산 기반을 키우는 일을 얼마나 함께 추진하느냐다. 김천 시설은 국내 수전해의 상업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 생산비 격차와 발전시장 낙찰 실적을 함께 살피며 설비 확대가 안정적인 공급과 장기 수요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 경상북도, 전력거래소,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수소연합, 한국석유관리원, 한국가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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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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