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여주향교에 울리는 세종 이야기…달빛풍류음악회 개최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한글날 밤 여주향교에서 창작판소리로 되살아난다. 여주시는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하나로 10월 9일 ‘여주향교 달빛풍류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여주를 대표하는 역사 인물인 세종대왕의 삶과 정신을 우리 소리로 풀어내고, 조선시대 배움터였던 향교의 의미를 오늘의 관객과 나누는 문화행사다.
공연의 중심은 세종대왕 이야기를 담은 창작판소리다. 판소리는 소리꾼이 노래와 말, 몸짓을 엮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통 공연예술이다. 창작판소리는 이 같은 형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무대화한다. 이번 음악회는 세종대왕을 연도와 업적으로만 설명하기보다 소리와 서사를 통해 그의 생각과 시대적 의미를 되짚도록 기획됐다. 관객이 역사적 인물을 한층 생생하게 받아들이고, 세종의 정신이 오늘날 어떤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
행사 장소인 여주향교는 국가유산청 자료에 경기문화유산자료로 명시돼 있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돼 유학을 가르치고 선현에게 제사를 지내던 공립 교육기관이다. 지식을 배우는 학교이면서 지역 구성원이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던 공간이었던 셈이다. 달빛풍류음악회가 향교에서 열리는 것은 옛 건축물을 공연 배경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거 배움이 이뤄지던 장소에 관객을 다시 불러 모아 역사와 전통문화를 함께 경험하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사업의 목적을 닫혀 있던 향교를 개방하고, 옛 선비의 덕목을 배우는 장소로 활용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국가유산을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과 더불어 그 안에 담긴 가치와 의미를 교육·문화·관광 콘텐츠로 풀어내 지역사회와 연결하려는 것이다. 사람이 찾아와 배우고 체험할 때 향교는 과거의 유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문화 공간이자 배움터로 기능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의 2025년 공식 자료에 따르면 ‘선비의 배움터 여주향교’는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국가유산 활용사업이다. 어린이 선비학교, 선비의 덕목 한글 문자도 공모전, 논어 인문학 강좌, 시조창 교육, 달빛풍류음악회, 폐의류를 활용한 전통문양 댕기 열쇠고리 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교육부터 인문학과 전통 소리, 공모전과 생활 체험까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달빛풍류음악회도 단독 공연이라기보다 여러 달에 걸쳐 향교의 교육적·문화적 쓰임을 되살리는 흐름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이 사업은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로 개발하는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한 유형이다. 국가유산청의 2025년 안내서에 수록된 전국 활용사업 355건 가운데 여주시 사업도 포함됐다. 이는 지역의 국가유산을 관람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강좌와 공연, 창작 활동과 체험의 기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다양한 세대가 각자 익숙한 방식으로 향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역 문화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글날 세종대왕을 주제로 공연한다는 점도 행사와 장소의 의미를 한데 묶는다. 유네스코 공식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1443년 훈민정음 창제를 완성했으며 1446년 음력 9월에 이를 반포했다. 글자의 원리와 사용례를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문자 창제의 취지와 원리를 기록으로 남긴 유산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된 것이다.
여주향교의 활용 프로그램은 한글과 선비 문화, 전통 예술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어준다. 선비의 덕목을 주제로 한 한글 문자도 공모전은 문자와 가치를 시각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논어 인문학 강좌와 어린이 선비학교는 향교 본래의 교육 기능을 오늘에 맞게 되살린다. 시조창 교육과 달빛풍류음악회는 배움의 범위를 전통 소리와 공연 경험으로 넓힌다. 여기에 폐의류를 활용한 전통문양 댕기 열쇠고리 만들기는 전통문양을 생활 속 물건과 연결한다.
결국 이번 음악회는 세종대왕과 한글, 향교와 선비 문화라는 여러 역사적 요소를 하나의 현장에서 만나는 자리다. 오래된 공간을 개방해 이야기를 듣고 소리를 나누며 직접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국가유산을 현재의 삶과 연결한다. 한글날 여주향교에서 펼쳐지는 창작판소리는 세종의 정신을 기념하는 동시에, 국가유산이 오늘날에도 배움과 문화적 교류를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 여주시, 국가유산청, 유네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