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 성공…다음 과제는 ‘반복 운송’ 넘어 우주수송 산업으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한꺼번에 목표 궤도에 올리는 첫 임무를 마치면서, 한국의 발사체 사업은 ‘우주로 갈 수 있는가’를 입증하는 단계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반복 운송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했다. 이륙 745.7초 뒤 고도 575.4㎞에 도달했으며,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는 795.3초부터 945.3초 사이 약 576㎞ 고도에서 차례로 분리됐다. 주탑재위성 분리 고도는 성공 기준인 570±15㎞를 충족했다.
이번 발사의 핵심은 여러 위성을 같은 비행에서 안전하게 나눠 내보내는 데 있었다. 초소형군집위성은 여러 대의 작은 위성을 함께 운용하는 체계다. 한 대의 큰 위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위성이 역할을 나눌 수 있지만, 발사 과정에서는 위성끼리 부딪히지 않도록 분리 시점과 절차를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번 발사에는 군집위성용 저충격 분리장치와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한 분리 절차가 처음 적용됐다.
큐브위성 9기는 이륙 980.9초부터 1,021.3초 사이 약 579㎞ 고도에서 분리됐다. 큐브위성은 규격화된 작은 위성으로, 한 발사체에 여러 기를 함께 실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당초 큐브위성 10기가 탑재됐지만 쿼터니언의 ‘퍼샛’ 1기는 사출되지 않았다. 누리호에서는 정상 사출신호가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미사출의 구체적인 원인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분리된 위성이 실제 임무를 수행하려면 지상국과 교신하고 각 장치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초소형군집위성 6호는 발사 당일 오후 1시8분께 남극 세종기지와 최초 교신했다. 다만 공식 브리핑 시점에는 나머지 초소형군집위성과 분리된 큐브위성들의 교신 성공 여부가 최종 확인되지 않아, 모든 위성이 정상 운용에 들어갔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에서 3단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종료돼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2022년 2차 발사부터 2026년 5차 발사까지 네 차례 연속 임무에 성공했다. 공식 집계상 누적 발사 성공률도 3회 성공·1회 실패였던 75%에서 4회 성공·1회 실패인 80%로 높아졌다. 반복 성공은 같은 발사체를 여러 차례 운용하며 신뢰도를 축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누리호의 공인 투입 성능은 고도 500㎞ 태양동기궤도에 2.2톤, 고도 700㎞ 태양동기궤도에 1.9톤이다. 태양동기궤도는 위성이 특정 지역을 비슷한 태양 고도와 조명 조건에서 지나도록 설계한 궤도로, 지구를 관측할 때 촬영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축적된 기술을 지속 가능한 우주수송 산업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은 2027년까지 반복 발사로 신뢰도를 높이고 체계종합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사업이다. 5차 발사에서는 4차 발사보다 체계종합기업의 발사운용 참여 범위가 확대됐다. 발사체 제작뿐 아니라 실제 운용 경험까지 민간이 쌓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다.
6차 발사는 2027년 하반기에 초소형군집위성 7~11호를 올리는 임무로 준비된다. 정부는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서비스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의 성과는 발사 성공 횟수뿐 아니라 정기적인 발사 수요와 운용 역량을 확보하고, 기술 이전을 실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자료: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