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사물질 비교로 의약품 니트로사민 불순물 평가

개별 독성자료가 부족한 의약품 불순물도 분자구조가 닮은 물질의 자료를 활용해 위험성을 판단하는 심사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단의약품품질심사2과는 구조-활성 상관관계(SAR)와 ‘read-across’를 이용해 N-니트로소-N-데스메틸 록시트로마이신을 평가했다.
구조-활성 상관관계는 분자의 구조와 독성 같은 생물학적 작용 사이의 관계를 살피는 방법이다. read-across는 평가하려는 물질의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때 구조와 성질이 비슷한 다른 물질의 정보를 가져와 판단 근거로 삼는 접근법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N-니트로소-N-데스메틸 아지스로마이신이 참조물질로 사용됐다. 록시트로마이신과 아지스로마이신에 각각 연관된 니트로사민의 구조적 유사성을 비교한 것이다.
두 물질은 의약품 성분 관련 니트로사민 불순물인 NDSRI에 해당한다. NDSRI는 의약품의 주성분과 구조적으로 연관된 니트로사민 불순물을 뜻한다. 이런 불순물은 개별 발암성 자료가 부족할 수 있어, 구조·활성 상관관계와 유사물질 자료를 이용한 read-across가 하루 동안 섭취해도 되는 양인 허용섭취량을 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참조물질에는 해외 규제기관이 공개한 수치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공식 허용섭취량 표에서 N-니트로소-데스메틸 아지스로마이신은 발암성 효력 범주 4로 분류됐으며, 허용섭취량은 하루 1,500ng이다. 1,500ng은 1.5µg과 같은 양이다. 이 물질은 2023년 10월 11일 해당 표에 추가됐다. 반면 N-니트로소-N-데스메틸 록시트로마이신에 대해 별도로 제시된 기준은 이 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의약품청 지침도 유사물질 자료를 이용하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충분한 발암성 자료가 있는 유사 니트로사민의 TD50을 출발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TD50은 시험 조건에서 종양 발생과 관련된 효력을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다. 직접 자료가 없다고 평가를 멈추는 대신, 비교할 수 있는 물질의 자료와 구조적 근거를 함께 검토하도록 한 것이다.
시험 결과에 따라 관리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유럽의약품청은 우수실험실관리기준(GLP)을 강화해 적용한 에임스시험이 음성이면 하루 1.5µg까지 관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에임스시험은 세균을 이용해 물질이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지 살피는 시험이다. 적절한 생체 내 형질전환 설치류 변이원성시험이 음성이면 ICH Q3A·Q3B가 정한 일반 비변이원성 불순물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니트로사민 관리체계는 사르탄계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발견된 뒤 유럽 차원의 공동 대응으로 이어졌다. 유럽의약품청은 2023년 7월 발암성 효력 분류 접근법인 CPCA를 도입한 뒤 CPCA, SAR/read-across, 강화 에임스시험, 생체 내 변이원성시험을 개별 허용량 설정 수단으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의 자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분자구조, 비교물질, 실험 결과를 단계적으로 결합하는 체계다.
국내에서도 평가 기준과 시험 기반을 보완하고 있다. 식약처는 2023년 9월 ‘의약품 불순물 유전독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2024년 의약품 불순물 분석법 자료집 개정 때에는 NDSRI 분석법 6종과 첨가제 5종의 아질산염 분석법을 추가했다. 아질산염은 니트로사민 생성 가능성을 관리할 때 살펴보는 대상 가운데 하나다.
이번 사례는 독성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불순물을 평가할 때 구조적 유사성과 국제 규제기준을 함께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록시트로마이신 관련 불순물의 구체적인 시험자료와 구조 유사성 정량값, 적용 제품과 행정조치 범위는 공개된 1차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범위에서는 평가 방법과 참조 기준을 중심으로 의미를 살펴야 한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