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임으로 전기 신호 만든다…자가발전 센서 안경 시제품 개발

눈을 깜빡이거나 턱을 움직일 때 생기는 작은 힘으로 착용자의 행동과 맥박을 읽는 안경형 센서가 나왔다. 별도의 전원 없이 얼굴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기술로, 충전 부담이 적은 건강관리용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안경 전체가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완성품이 아니라 자가발전형 센서와 초저전력 신호처리 회로를 검증한 연구 시제품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시제품의 이름은 ‘글래스텐그(GlassTENG)’다. 안경테에 센서 3개를 달아 눈 깜빡임과 눈썹 올리기, 턱을 꽉 다물기, 씹기 같은 동작과 맥박을 측정한다. 콧등의 각동맥 주변 센서는 맥박과 상안면 움직임을, 관자놀이의 표층측두동맥 부근 센서는 맥박과 턱 움직임을 읽는다. 귀 가까이에 놓인 센서는 씹거나 이를 악무는 동작을 감지한다.
센서에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가 쓰였다. 서로 다른 물질이 닿았다가 떨어질 때 생기는 정전기를 전기 신호로 이용하는 장치다. 풍선을 머리카락에 문지르면 서로 달라붙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센서는 PDMS와 FEP 마찰층, 두께 150나노미터의 은 전극으로 제작됐으며 얼굴에서 발생하는 약 0.01~2뉴턴의 힘을 감지하도록 설계됐다.
얼굴 동작에 따라 신호의 크기도 달랐다. 가장 약한 맥박 신호는 50~100밀리볼트였고, 눈 깜빡임과 눈썹 올리기는 200~500밀리볼트를 만들었다. 강한 턱 움직임에서는 최대 1.5볼트가 측정됐다. 연구진은 여성 11명과 남성 9명 등 20명에게서 데이터를 모았다. 평소 안경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은 각각 10명이었다.
수집한 신호를 랜덤포리스트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행동 분류 정확도는 평균 93.8%였다. 정밀도는 0.92, 재현율은 0.90, F1 점수는 0.91이었다. 평가는 참가자 한 명의 데이터를 학습에서 빼고 그 사람을 시험하는 LOSO 교차검증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부딪치는 동작은 99%, 턱을 꽉 다무는 동작은 96%의 정확도로 구분했다.
맥박 측정은 참가자 10명이 앉아서 5분간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평가했다. 가슴 착용형 측정기 Polar H10과 비교한 평균절대오차는 분당 1.82회였고, 평균 편향은 분당 0.20회였다. 그러나 이 결과는 정지 상태에서만 확인됐다. 운동 중 발생하는 동작 잡음이나 자유로운 일상 환경, 장기간 착용 조건, 질환 진단 성능은 검증되지 않았다.
한계도 드러났다. 말하기를 정확히 식별한 비율은 55%였으며 37%는 먹는 동작으로 잘못 분류했다. 두 행동 모두 턱과 측두근을 사용해 신호가 비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의 설문에서는 더 작고 가벼운 제품을 가정했을 때 공공장소 착용 편안함이 7점 만점에 5.5점이었다. 관심 용도는 일반 건강관리 65%, 운동 추적 60%로 조사됐다.
센서 자체는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바꿀 때 별도 전원을 쓰지 않는다. 다만 신호를 읽는 아날로그 프런트엔드는 채널당 1.36마이크로와트, 3개 채널을 합쳐 4.1마이크로와트를 소비한다. 실험 데이터도 ESP32-C6와 microSD에 초당 100회 기록한 뒤 오프라인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초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맞춤형 반도체, 에너지 수확부를 통합한 완전한 무배터리 작동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논문은 2026년 ACM ISWC 논문집에 실렸으며 사전논문도 공개됐다. 얼굴의 여러 위치에서 맥박과 턱·상안면 움직임을 한 플랫폼으로 함께 측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과제는 일상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신호를 안정적으로 구분하고, 측정부터 처리까지 필요한 전력을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자료: 노스웨스턴대학교,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arX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