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부착력 98.6% 낮춘 초박막 코팅…숭실대, 수동형 제빙 기술 개발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1.04 05:26
PBS 동적 결합으로 얼음은 쉽게 떼고 코팅 접착력은 높여…0.378μm 두께에서도 성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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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숭실대학교)

얼음을 녹이기 위해 계속 열을 공급하지 않고도, 표면에 붙은 얼음이 작은 힘이나 중력만으로 떨어지게 하는 초박막 코팅이 개발됐다.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박성훈 교수 연구팀은 일반 금속 표면보다 얼음 부착력을 약 98.6% 낮추면서 코팅 자체는 바탕 표면에 강하게 붙는 아이스포빅 코팅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아이스포빅은 얼음이 표면에 강하게 달라붙지 않도록 만드는 성질을 뜻한다. 이번 기술은 결빙 자체를 완전히 막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얼음과 표면 사이의 결합을 약하게 해 작은 전단력이나 중력으로 제거하는 수동형 제빙 기술이다. 연구진은 얼음 부착강도가 100kPa 미만인 표면을 아이스포빅 표면으로 정의했다. kPa는 표면에 붙은 얼음을 떼는 데 필요한 압력의 크기를 나타내며, 수치가 낮을수록 얼음이 쉽게 떨어진다.

비교시험에서 코팅하지 않은 구리의 얼음 부착강도는 약 454kPa였다. 순수 실리콘계 고분자인 PDMS는 약 103kPa, PDMS·실리콘오일 코팅은 31kPa였다. 반면 폴리보로실록산(PBS)을 5중량% 넣은 최적 코팅은 6.4kPa를 기록했다. 무코팅 구리와 비교하면 약 98.6% 낮은 값이며, 얼음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힘도 기존의 약 7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핵심은 힘을 받으면 분자 결합이 끊어졌다가 다시 형성되는 PBS의 동적 결합이다. 실리콘오일은 고분자 사슬이 움직이기 쉽게 해 얼음과 코팅 사이에서 미끄러짐이 일어나도록 한다. 동시에 가역적인 B–O–Si 결합이 재배열되며 남은 응력을 분산한다. PBS 사슬의 수산기는 바탕 표면과 수소결합을 만들어 코팅 자체의 접착력을 높인다. 그 결과 얼음은 쉽게 떨어지지만 코팅층은 표면에서 잘 벗겨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코팅은 머리카락보다 수십 배 얇은 약 2μm뿐 아니라 0.378μm와 0.91μm 두께에서도 평가됐다. μm는 1m의 100만분의 1이다. 최적 코팅에서는 얼음이 0.5초 안에 움직이기 시작해 6초 안에 완전히 떨어졌다. 대면적 분사 코팅 시험에서는 영하 20도에서 표면을 약 20도 기울였을 때 얼음이 이탈했다.

내구성 시험에서도 성능이 이어졌다. 최적 코팅은 영하 15도에서 결빙과 제빙을 100회 반복한 뒤에도 약 6kPa의 부착강도를 유지했다. 비교용 PDMS·실리콘오일 코팅은 20회부터 박리가 관찰됐고 30회 뒤에는 140kPa를 넘었다. 최적 코팅은 50회 반복 뒤 질량 변화가 0.005% 이내였으며, 365nm 파장의 UVA에 168시간 노출한 뒤에도 얼음 부착강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스프레이와 딥 코팅처럼 비교적 단순한 공정으로 코팅을 만들 수 있어 복잡한 형상이나 넓은 설비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터빈이 결빙되면 얼음 낙하 위험이 생기거나 장비가 자동으로 멈출 수 있으며, 저온 운전에는 블레이드 코팅과 저항가열, 강제공기 히터 등이 사용된다. 이번 수동형 코팅은 이러한 능동 가열 방식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항공기·선박·풍력터빈 등에서 어느 범위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현장 실증이 필요하다.

연구는 박성훈 교수가 교신저자, 남건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수행했으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정책 융합대학원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논문은 2026년 8월 24일 Nature Communications 17권 논문번호 10093으로 출판됐다.

자료: 숭실대학교, Nature Communications, 미국 에너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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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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