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ROS1 폐암 신약 '지데이트로' FDA 조기 승인…10.6조 인수 두 달 만에 성과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6:32 · 수정 2026.08.03 12:33
예정보다 두 달 빠른 가속승인…기존 치료에 내성 생긴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GSK, ROS1 폐암 신약 '지데이트로' FDA 조기 승인…10.6조 인수 두 달 만에 성과
폐암 신약 '지데이트로' FDA 가속승인을 이끈 GSK 로고 (사진 출처=GSK)

비흡연자에게도 찾아오는 폐암, 그것도 40~50대 성인을 주로 덮치는 희귀 유형에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미국에서 예정보다 두 달 앞당겨 문을 열었다. 다국적 제약사 GSK가 105억 달러(약 14조 원)를 들여 인수한 회사의 신약이 인수 완료 두 달 만에 규제 관문을 통과하면서, GSK는 그동안 발을 들이지 못했던 폐암 시장에 첫 상업화 약물을 갖게 됐다.

GSK는 폐암 표적치료제 지데이트로(Jideytro, 성분명 지데삼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심사 완료 예정일은 오는 9월 18일이었으나, 그보다 약 두 달 이른 시점에 승인이 나왔다. 회사는 승인 후 수 주 안에 약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OS1 양성' 폐암이란 무엇인가

이번 약이 겨냥하는 것은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이고, 그중 ROS1 양성은 ROS1이라 불리는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결합·변형돼 암세포의 증식 신호를 계속 켜두는 특정 아형을 말한다. 전체 폐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비교적 젊은 성인에게서 상대적으로 자주 나타나 '희귀하지만 놓치기 어려운' 표적으로 꼽혀 왔다.

지데이트로는 이 ROS1의 잘못된 신호를 차단하는 표적항암제로, 특히 기존 ROS1 억제제를 쓰다 내성이 생겨 병이 다시 진행된 환자(2차 치료)를 대상으로 승인됐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가 의존하는 특정 분자만 골라 공격하기 때문에, 정상 세포까지 무차별로 타격하는 전통적 항암화학요법과 구분된다.

임상에서 확인된 수치

승인의 근거가 된 것은 ARROS-1이라는 임상 1/2상 시험이다. 이전에 ROS1 억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환자 117명을 분석한 결과, 종양이 뚜렷하게 줄어든 객관적 반응률은 44%로 나타났다. 반응을 보인 환자 가운데 그 효과가 6개월 시점까지 유지된 비율은 82%, 12개월 시점까지 이어진 비율은 69%였다. 열 명 중 일곱 명 안팎에서 1년까지 효과가 지속된 셈이다.

폐암은 뇌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까다로운데, 뇌 전이가 있던 환자 50명에서는 48%가 반응했고 이 중 22%는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기존 약에 대한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42명에서도 객관적 반응률은 50%로 확인됐다. 자주 보고된 이상반응으로는 부종, 말초신경병증, 변비, 피로, 호흡곤란 등이 있었다.

10조 인수의 첫 결실, 그러나 남은 숙제

지데이트로는 GSK가 지난 15일 105억 달러에 인수를 마무리한 미국 바이오테크 뉴발런트(Nuvalent)의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인수 완료 약 두 달 만에 승인이라는 첫 성과가 나오면서, GSK로서는 그간 화이자·로슈·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등이 앞서 있던 ROS1 폐암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들 경쟁 약물로는 화이자의 잴코리, 로슈의 로즈리트렉,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오그티로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뉴베이션 바이오의 이브트로지가 치료 이력 제한 없이 승인돼 올해 1분기 18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이번 승인이 '가속승인'이라는 점은 짚어둘 대목이다. 가속승인은 종양 축소 같은 대리 지표를 근거로 시판을 앞당겨 허용하되, 실제 생존 연장 등 최종적인 임상적 이득은 추가 확증 임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제도다. GSK는 올해 안에 1차 치료로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허가 신청도 계획하고 있으며, 뉴발런트에서 확보한 ALK 변이 폐암 치료제 후보(NVL-655)와 HER2 변이 표적 물질(NVL-330)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심사·개발 단계에 올려두고 있다. 빠른 승인이라는 출발점을 실제 환자 생존 이득으로 증명하는 일이 다음 관문이다.

자료: G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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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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