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상장 심사 강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의 기업공개(IPO) 승인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 9월 9일(현지시간) 전해진 바에 따르면 CSRC는 최근 일부 투자은행과 투자사에 비공식 '창구 지도(window guidance)'를 내려보내 휴머노이드 기업의 IPO 승인 기준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창구 지도는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규정 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기관 등에 정책 방향과 기대 수준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매출 창출 능력, 적자 축소 가능성, 실질적인 기술 혁신을 입증해야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IPO 자체를 막기보다 가격 경쟁과 생산량 확대에만 기대는 기업을 걸러내 증시에 유사 기업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은 몰리는데 증시는 냉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는 올해 들어 투자가 몰렸다. 크런치베이스 집계로 올해 상반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유입된 자금은 54억달러로, 2025년 한 해 동안의 23억달러를 이미 크게 넘어섰다. 중국 기술 컨설팅 업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기업가치가 20억달러를 넘는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도 10곳 이상이다. 중국 벤처투자 데이터베이스 IT쥐쯔 집계로는 올해 상반기 새로 나온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유니콘 67곳 가운데 19곳이 로봇 분야였다.
증시 반응은 달랐다. 업계 대표 기업인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지난 8월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60% 폭등했지만, 이후 첫날 종가보다 40% 떨어졌다. 로봇용 3차원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메크마인드 로보틱스도 홍콩증시 상장 이후 공모가보다 약 20%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술이 몸집을 못 따라간다
규제 당국이 기준을 높인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이 중국 전역에서 빠르게 늘어난 점이 있다. 업계 추산으로 수백 개 기업이 벤처투자를 받았다. 일부 기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공장에서 대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빠르게 찍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시회에서는 로봇이 빨래를 개거나 요리를 하고 격투를 벌이는 모습이 공개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으면 작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상장 추진은 이어지고 있다. 갈봇(GalBot), 애지봇(AgiBot), 림엑스 다이내믹스(LimX Dynamics), 갈락시아 AI(Galaxea AI) 등 여러 업체가 중국 본토 A주 시장이나 홍콩증시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산업의 성장 자체를 억누르기보다 실제 매출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위주로 자본시장 진입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료: 크런치베이스·애널리시스·IT쥐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