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으로 위성의 눈 점검…기상청, 천리안 2A호 관측 정밀도 높인다

밤하늘의 달이 기상위성의 눈이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기상청이 달의 안정적인 복사 특성을 활용해 천리안위성 2A호 관측센서의 장기적인 성능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감시하는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달을 관측한 값을 기준과 비교해 센서의 상태를 살피는 방식이다.
기상청은 9월 15일 유럽기상위성센터(EUMETSAT)와 천리안위성 2A호 관측센서의 복사검정기법 고도화를 위한 기술협력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복사검정은 센서가 측정한 빛의 양을 기준값과 비교해 측정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협력은 위험기상 조기경보에 활용하는 위성자료의 품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뒀다.
핵심은 달을 관측하는 조건까지 고려해 센서 측정값을 평가하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설명에 따르면 달 복사검정은 센서가 측정한 달빛과 같은 관측 조건에서 모델이 예측한 달빛을 비교한다. 실제 측정값과 예측값 사이의 차이를 살펴 센서의 성능 변화를 감시할 수 있다.
달 표면의 성질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위성에 보이는 달의 밝기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달의 위상, 즉 초승달이나 보름달처럼 밝게 보이는 부분의 모양과 관측 방향 등에 따라 측정되는 밝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달을 정확한 비교 기준으로 쓰려면 이런 조건에 따른 밝기 변화를 모델에 반영해야 한다.
이번에 양 기관이 공유할 내용은 신규 달 복사검정 체계인 LSICS의 구축·활용 기술이다. 협력의 초점은 달의 위상과 관측 조건 때문에 발생하는 기존 모델의 복사량 편차를 줄이는 데 있다. 복사량은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 에너지의 양으로 이해할 수 있다. 관측 조건에 따른 차이를 더 정밀하게 반영해야 센서 자체의 변화를 판단하는 기준도 정교해진다.
양 기관은 위성 간 측정값의 일관성을 높이고 품질관리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서로 다른 위성에서 얻은 자료를 함께 활용하거나 시기별로 비교하려면 측정값을 평가하는 기준이 중요하다. 이번 기술 공유는 개별 센서의 상태를 살피는 일과 함께 여러 위성자료의 품질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
국가기상위성센터에 따르면 천리안위성 2A호는 2018년 12월 5일 발사됐다. 관측채널은 기존 천리안위성의 5개에서 16개로 늘었다. 관측채널은 서로 다른 파장대의 빛을 나눠 살피는 통로에 해당한다. 위성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구 전체 영역을 살피는 전구 관측은 10분 간격으로 수행한다.
이처럼 여러 채널에서 반복해 얻는 관측자료를 활용하려면 각 측정값의 정확도를 꾸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가시채널, 즉 눈에 보이는 빛의 영역을 관측하는 채널의 자료가 구름·식생·적설·빙하 등 기후변수를 산출하는 데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천리안위성 1호부터 2A호까지 자료의 정확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달을 활용한 센서 감시는 해외 기상위성에서도 수행됐다. 유럽기상위성센터는 GIRO라는 달 복사모델을 활용해 Meteosat-8·9·10·11의 센서를 감시한 사례를 공개했다. Meteosat-7의 과거 자료를 처리해 약 20년간의 달 관측 기록을 구축한 사례도 있다. 이는 달 관측을 현재 센서의 점검뿐 아니라 장기간 쌓인 자료를 살피는 데도 활용한 사례다.
이번 기술협력은 6월 2일 열린 제10차 기상청·유럽기상위성센터 양자 기상협력회의의 후속 활동이다. 당시 양 기관은 위성자료 품질 향상을 위해 유럽기상위성센터의 달 복사검정기법을 활용한 품질 분석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2006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격년으로 협력회의를 개최해 왔다.
이번 발표가 제시한 방향은 달이라는 안정적인 관측 대상을 더 정교한 비교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달의 밝기가 관측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모델로 반영하고, 이를 토대로 센서의 장기적인 변화를 살피려는 취지다. 기상청은 이러한 기술 공유와 품질관리 표준화를 통해 천리안위성 관측자료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협력을 추진한다.
자료: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유럽기상위성센터(EUMETSAT), 미국 지질조사국(USG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