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량 88% 줄인 로봇용 레이더 기술, DGIST서 나왔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18 05:33
주광정밀과 공동개발, 근접 물체 탐지 정밀도는 유지한 채 계산 부담만 덜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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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이 자율이동로봇(AMR)에 쓰는 레이더의 연산량을 88%나 줄이면서도 탐지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는 신호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이 주변 장애물을 촘촘히 감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연산을 대폭 줄임으로써, 작은 몸체의 로봇에도 정밀한 레이더 기술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율이동로봇의 핵심 감각기관인 레이더는 전파를 쏘아 반사되는 신호를 분석해 주변 물체의 거리와 속도, 방향을 알아낸다. 빛을 이용하는 카메라나 라이다(LiDAR)와 달리 눈이나 비, 안개가 있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이들을 보완하는 필수 장치로 꼽힌다.

그런데 레이더로 여러 물체의 방향, 이른바 도래각(DOA·신호가 날아온 방향)을 알아내는 방식에는 딜레마가 있다. 널리 쓰이는 방식은 연산이 빠르지만 가까이 붙어 있는 물체들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반대로 초고해상도 알고리즘인 MUSIC은 신호를 수학적으로 잘게 쪼개는 고유값분해로 잡음과 실제 신호를 분리해 근접한 물체까지 정밀하게 구분하지만, 계산량이 방대해 로봇처럼 작고 저전력인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돌리기에는 부담이 컸다.

DGIST 미래모빌리티연구부 연구팀은 구미 소재 기업 주광정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낼 적응형 격자 세분화 MUSIC(Adaptive Grid-Refinement MUSIC) 기술을 새로 개발했다. 탐지 영역 전체를 처음부터 촘촘히 뒤지는 대신, 넓은 간격으로 전체를 빠르게 한 번 훑어 물체가 있을 가능성이 큰 핵심 영역(관심영역)만 골라낸 뒤 그 부분만 다시 정밀하게 탐색하는 2단계 방식이다. 넓은 지도를 먼저 대략 살핀 다음 꼭 필요한 곳만 확대해 자세히 보는 것과 같은 원리다.

특히 연구팀은 고해상도 분석에 필요한 복잡한 고유값분해 계산, 즉 신호와 잡음을 가려내는 잡음 부분공간 행렬 계산을 매번 새로 하지 않고 한 번만 수행한 뒤 성긴 탐색과 정밀 탐색 양쪽에 그대로 재사용하는 연산 구조를 적용했다. 이렇게 중복 계산을 없앤 결과 기존 MUSIC 알고리즘과 비슷한 수준의 뛰어난 탐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탐색 연산을 약 88%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77GHz 대역 차량용 레이더를 이용한 모의실험과 실제 환경 검증을 통해서도 이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DGIST가 보유한 레이더 신호처리 원천기술과 대구·경북 지역기업의 현장 역량이 만나 시너지를 낸 산학 협력 사례로도 의미가 있다. 주광정밀㈜ 연구진은 로봇 플랫폼을 제공하고 실제 성능 검증을 맡았으며, DGIST 연구진은 알고리즘 설계와 분석 등 연구 전반을 총괄했다.

DGIST 미래모빌리티연구부 김상동 책임연구원은 고해상도 레이더 알고리즘은 성능이 뛰어나지만 막대한 연산량 탓에 실제 로봇이나 차량에 적용하기가 까다로웠다며, 이번 연구는 필요한 타깃 영역만 정밀하게 탐색해 연산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 실용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 기업과의 공동 연구 성과가 논문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지능형 모빌리티 산업 현장에 쓰일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DGIST 연구개발사업과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Electrical Engineering & Technology에 9월 게재됐다.

자료: DGIST, Journal of Electrical Engineering &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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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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