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물속서 돌고래처럼 초음파 듣는 인공 감각 소자 개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09.24 07:43
늘어나는 신소재로 만든 인공 초음파 감각 시냅스, 해양탐사 로봇·웨어러블 의료기기 적용 기대
성균관대, 물속서 돌고래처럼 초음파 듣는 인공 감각 소자 개발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이내응 교수(왼쪽)와 도디에우쭝 연구원. 돌고래 반향정위를 본뜬 인공 초음파 감각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사진 제공=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내응 교수 연구팀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면서도 전기를 만들어내는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돌고래가 물속에서 초음파로 주변을 인식하는 원리를 그대로 본뜬 인공 초음파 감각 시냅스 소자를 구현했다고 23일 밝혔다.

돌고래는 어둡고 탁한 바닷속에서 초음파를 쏜 뒤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소리를 귀로 포착해 지형과 먹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 이런 방식을 '반향정위(反響定位)'라고 부르는데, 소리를 쏘고 반사파를 분석해 주변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최근 로봇 피부나 몸에 붙이는 전자기기가 발전하면서, 이 반향정위 원리처럼 초음파 신호를 감지하고 신경처럼 처리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소재였다. 힘(진동)을 받으면 전기를 만들어내는 성질을 '압전(壓電)'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압전 소재로 많이 쓰인 세라믹 같은 무기물은 성능은 좋지만 잘 부러지는 단점이 있었다. 반대로 잘 늘어나는 고분자 소재는 잡아당기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압전 성능이 크게 떨어져, 신축성 있는 초음파 센서를 만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유연한 고분자인 P(VDF-TrFE)를 부드러운 사슬 분자(PEG-diamine)로 살짝 묶어주는 '가교 결합' 방식을 적용하고, 여기에 전기를 잘 발생시키는 나노미터 크기의 타이탄산바륨(BaTiO3) 입자를 섞어 새로운 나노복합소재를 만들었다. 고분자와 나노 입자 사이에 튼튼한 화학적 결합(수소 결합)을 유도해, 소재 본연의 늘어나는 성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기적 성능을 내는 결정 구조를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 나노복합소재는 원래 길이보다 50%나 늘어난 상태에서도 압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1000번 넘게 누르거나 당겨도 성능 저하 없이 견디는 내구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신축성 초음파 센서를 유연한 인공 신경 소자(시냅스 트랜지스터)와 결합했다. 물속에서 초음파가 전달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전기 신호를 만들고, 이 신호가 인공 시냅스 소자로 전달돼 마치 살아있는 신경세포처럼 초음파 신호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든 것이다. 돌고래 귓속 감각세포가 초음파 진동을 받아 뇌 신경망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생체 시스템을 모방한 인공 감각 시스템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내응 교수는 "이번 성과는 부서지기 쉬웠던 압전 재료의 한계를 깨고 탄력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신소재를 개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물속에서 작동하는 부드러운 해양 탐사 로봇은 물론, 사람의 피부에 자연스럽게 밀착돼 건강을 살피는 웨어러블 의료 기기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같은 신소재공학부에서는 압전 나노복합소재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내응·김명길 교수 공동 연구팀은 2차원 구조의 주석 황화물 에어로겔과 고분자를 결합해 기존 소재보다 압전 성능을 3배 이상 끌어올린 신소재를 개발해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초음파 감각 시냅스 연구와는 별개 성과이지만, 신축성과 고성능을 함께 갖춘 압전 소재를 향한 같은 연구실의 연속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자료: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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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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