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23개 과제 선정…연구비 38억원 확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편성범)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2차 신규 과제에 무더기로 선정돼 약 38억 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본연구A 9개, 기본연구B 13개, 핵심연구 1개 등 모두 23개로, 기초 연구부터 중개연구·임상연구까지 의학 연구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한 대학의 단일 학과에서 스무 건이 넘는 과제가 한꺼번에 선정된 것은 그만큼 여러 연구자가 서로 다른 질환과 방법론으로 저마다 독립적인 아이디어를 검증받았다는 뜻이어서, 특정 몇몇 스타 연구자에게 의존하지 않는 폭넓은 연구 기반이 갖춰졌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기초연구사업은 과기정통부가 개별 연구자의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공모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하나다. 이제 막 독립 연구를 시작하는 연구자를 위한 신진연구,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연구자를 위한 기본연구A·B, 그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연구자에게 더 큰 규모의 예산을 몰아주는 핵심연구, 외국인 우수 연구자를 국내로 초청하는 세종과학펠로우십 등으로 나뉜다. 연구 경력과 성과 수준에 따라 지원 규모와 성격이 달라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번에 고대의대가 받은 것은 이 가운데 기본연구A·B와 핵심연구에 해당하는데, 신진급부터 중견급, 우수 연구자급까지 여러 단계의 연구자가 두루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본연구A 분야에서는 9개 과제가 선정됐는데, 병원별로는 안암병원 2개, 구로병원 3개, 안산병원 4개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고대안암병원 심기춘 영상의학과 교수는 다중 시퀀스 MRI(자기공명영상)의 의미적 정렬과 교차 특징 통합을 기반으로 근침윤성 방광암을 고정밀로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쉽게 말해 여러 촬영 방식으로 찍은 MRI 영상을 컴퓨터로 정교하게 겹쳐 분석해, 방광암이 방광 근육층까지 파고들었는지를 수술 전에 더 정확히 미리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다. 근육층 침범 여부는 방광암 치료 방법과 예후를 가르는 핵심 정보여서, 지금까지는 수술이나 조직검사를 거쳐야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정보를 영상만으로 미리 가늠할 수 있다면 환자가 받는 검사·시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측 정확도를 높이면 근육층까지 침범하지 않은 환자에게 과도한 수술을 피하게 하고, 반대로 침범이 의심되는 환자는 더 적극적인 치료로 서둘러 연결하는 등 환자별로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선정은 과기정통부가 올해 기초연구사업 전체 규모를 크게 늘린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상반기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에서 핵심연구 2558개, 신진연구 1770개, 세종과학펠로우십(국내) 300개 등 모두 4628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914개, 약 25% 늘어난 규모다. 특히 신진연구는 지난해 965개에서 올해 1687개로 크게 확대됐는데, 이는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문턱을 낮춰준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방 소재 기관이 수행하는 과제도 2159개로 전체의 47%를 차지해 전년보다 618개 늘었고, 외국인 연구자 선정 역시 지난해 36명에서 올해 114명으로 늘었다. 수도권 대형 기관에 몰리던 지원을 지역과 신진 연구자, 외국인 연구자로까지 넓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고대의대처럼 임상 접목형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병원의 선정 건수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고려대 의대는 이번 23개 과제 선정으로 기초·중개·임상 연구 전 분야에서 두루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다. 방광암 진단 정밀도를 높이는 연구처럼 실험실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환자 진료에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과제들이 다수 포함된 만큼,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연구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의 진단·치료 방식에까지 적용되기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자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