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만드는 태양광 수소 광전극…DGIST·국민대, 저전압 공정 개발

햇빛을 받아 수소 생산을 돕는 광전극을 물속에서 더 낮은 전압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최종민 교수 연구팀과 국민대학교 화학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은 나노결정 표면을 물과 잘 섞이도록 바꾼 뒤 수계 전기영동증착을 적용한 광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태양광을 이용한 물 분해에는 빛을 흡수해 전하를 만드는 광전극이 필요하다. 대표 소재인 이산화티타늄(TiO₂)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주로 자외선 영역을 흡수한다. 태양빛 가운데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더 넓은 파장의 빛을 받아들이는 소재와 결합하는 연구가 이어져 왔다.
연구팀이 선택한 소재는 은과 비스무트, 황으로 이뤄진 AgBiS₂ 나노결정이다. 이 물질은 유해 중금속인 납과 카드뮴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 폭넓게 흡수할 수 있다. 다만 밴드갭이 좁아 빛으로 만들어진 전자와 정공이 다시 결합하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전자와 정공은 빛에너지가 물질 안에서 만든 서로 다른 전하 운반체로, 둘이 너무 빨리 재결합하면 물 분해 반응에 쓸 에너지가 줄어든다.
공동 연구팀은 AgBiS₂ 나노결정 표면에 3-메르캅토프로피온산(3-MPA)을 도입했다. 나노결정을 둘러싼 표면 분자를 물과 친한 친수성 분자로 교체해 수용액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어 수용액에 미세한 전기장을 가해 입자를 전극 표면으로 이동시키고 붙이는 수계 전기영동증착 공정을 적용했다. 유기 용매와 높은 전압에 의존하던 기존 제조 과정의 부담을 줄이는 접근이다.
완성된 전극은 TiO₂와 AgBiS₂가 맞닿는 이종접합 구조를 이룬다. 서로 다른 두 반도체를 연결한 이 구조에서는 TiO₂가 전하의 이동을 돕고 AgBiS₂가 더 넓은 빛을 흡수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전자와 정공의 분리를 촉진하고, 빛을 내지 않은 채 에너지가 사라지는 비복사 재결합을 억제하도록 설계했다.
광전류 밀도는 태양광과 유사한 AM 1.5G 1-sun 조건에서 가역수소전극(RHE) 기준 0.6볼트를 걸었을 때 제곱센티미터당 3.0밀리암페어를 기록했다. 광전류 밀도는 일정한 전극 면적에서 빛을 받아 흐르는 전류의 크기로, 광전극이 흡수한 빛을 전기화학 반응에 얼마나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실제 수소 생산비나 태양광-수소 전환효율, 상용화 가능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2023년 발표한 AgBiS₂ 기반 가시광 광전기화학 물분해 광양극 연구를 제조공정으로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소재가 빛을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넘어, 나노결정을 물에서 취급하고 전극에 입히는 방법까지 연구 범위를 넓혔다.
논문은 2026년 9월 3일 국제학술지 ‘Small’에 온라인 공개됐으며 현재 정식 권·호 배정 전인 Early View 상태다. 저자는 모두 16명으로 박진영·김혜정 연구자가 공동 제1저자, 김영훈·최종민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DGIST와 국민대 외에 순천향대학교, 부산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속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자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국민대학교, 순천향대학교, 부산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Wil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