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한전, 송전급 GFM 인버터 실증 본격화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17 05:26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압·주파수 형성 기술…병렬운전과 제어기 상호작용 검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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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력망이 스스로 전압과 주파수의 기준을 세우도록 돕는 ‘송전급 그리드포밍 인버터’의 실증이 본격화된다.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장치를 넘어, 발전기처럼 계통의 안정성을 떠받치는 기술을 실제 송전 환경에서 검증하려는 시도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한국전력과 ‘송전급 그리드포밍 기술 협력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두 기관이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구체적인 기술 실증 단계로 발전시킨 것이다. 연구의 초점은 대규모 발전단지에 이 기술을 적용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맞춰졌다.

그리드포밍(Grid-Forming·GFM) 인버터는 전압과 주파수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전력망의 기준을 형성하는 장치다. 반면 기존의 그리드팔로잉(Grid-Following·GFL) 인버터는 이미 전력망에 형성된 전압과 주파수의 기준을 따라 작동한다. 쉽게 말해 GFL이 정해진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장치라면, GFM은 주변 장치가 따라갈 박자를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장치에 가깝다.

이 차이는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중요해진다. 기존 화력·원자력 발전기는 회전하는 대형 발전기를 통해 물리적인 관성을 제공한다. 관성은 전력망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을 때 주파수가 급격히 흔들리지 않도록 버티는 성질이다. 인버터를 통해 연결되는 전원이 많아지면 이러한 물리적 관성이 줄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는 GFL이 기존 계통에서 제공하는 전압·주파수 기준에 의존하는 반면, GFM은 동기발전기와 인버터가 섞인 계통은 물론 100% 인버터 기반 계통에서도 기준을 형성하도록 설계된다고 구분했다. 호주 전력시장운영기관은 GFM의 핵심 성능으로 내부 전압원 형성, 외란이 발생했을 때의 즉각적인 유효·무효전력 응답, 합성관성, 동기발전기가 없는 상태에서의 연속 운전, 약한 전력망의 안정화와 진동 감쇠를 제시했다.

다만 GFM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치가 출력이나 전류 한계에 가까운 상태에서는 외란에 대응할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에너지 여유분과 저장장치의 상태, 평상시 운전점, 여러 제어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여러 대의 인버터를 동시에 연결했을 때 각 장치가 충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여러 스트링 인버터를 병렬로 연결하면 개별 장치를 인증할 때와 다른 동작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연구원은 제주 배전망에 연결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상으로 차세대 인버터의 제어 성능과 상호운용성 검증을 완료했으며, 통상 1~2주가 걸리는 현장 성능시험을 자동화하는 기술도 개발해 실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GFM을 배전망 전반에 적용하려면 병렬운전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보호시스템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전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적용 범위가 크고 계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송전계통을 중심으로 시범 적용이 이뤄지는 추세다. 이번 공동연구도 단일 장치의 성능뿐 아니라 대규모 발전단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정책 환경도 이런 기술 검증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2035년 발전량 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에너지저장장치 활용 확대도 10대 전략에 포함했다.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의 보급이 늘수록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의 양뿐 아니라,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제어 능력까지 함께 확보해야 한다.

자료: HD현대일렉트릭,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기후에너지환경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호주 전력시장운영기관(A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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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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