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비어 있던 생쥐 피질에 인간 오가노이드가 자랐다…91.9%가 뜻하는 것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0.18 06:42
발달 단계부터 피질 공간을 비운 생쥐에서 인간 유래 조직의 성장·회로 연결 관찰…행동 회복과 의식의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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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ID

생쥐 뇌의 열 칸 가운데 아홉 칸이 인간 조직으로 바뀐 것일까.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보고한 ‘91.9%’는 그런 뜻이 아니다. 피질과 해마 대부분이 발생 과정에서 형성되지 않게 만든 생쥐에서, 인간 이식편과 잔존 생쥐 피질을 합한 피질 조직 부피만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값이다. 그 피질이라는 방에 다시 생긴 조직을 열 칸으로 나누면 약 아홉 칸이 인간 유래 이식편이었다는 의미다. 뇌간과 피질하 구조 등 나머지 뇌 조직은 여전히 생쥐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눈길을 끈다. 접시에서 키운 인간 피질 오가노이드가 살아 있는 생쥐 안에서 크게 자랐을 뿐 아니라, 숙주의 신경 입력을 받고 축삭을 먼 곳까지 뻗었으며 집단적인 신경 활동도 보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인간 발달 피질의 세포 변화와 회로 형성을 살아 있는 신경계 안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모델로 제시했다.

피질을 도려낸 것이 아니라, 발생할 공간을 비웠다

기존 이식 연구를 이미 가구로 가득 찬 방에 새 가구를 끼워 넣는 일에 비유한다면, 이번 연구는 방이 만들어질 때부터 대부분을 비워 둔 뒤 인간 조직이 자랄 자리를 마련한 실험에 가깝다. 연구진은 성체 생쥐의 피질을 수술로 도려내지 않았다. 배아 발달기에 신피질과 해마 계통의 전구세포가 대부분 사라지도록 유전적으로 설계했다.

구체적으로는 Emx1 발현 계통에서 염색분체 결합 인자인 Esco2를 제거해 배측·내측 팔리움에서 분열 중인 전구세포를 발생 초기에 사멸시켰다. 팔리움은 발생 중인 뇌에서 피질을 비롯한 여러 구조의 바탕이 되는 영역이다. 이렇게 만든 ‘무팔리움 생쥐’에서는 신피질과 해마 대부분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편도체·이상피질과 일부 피질 억제성 뉴런, 시상·선조체·뇌간 같은 피질하 구조는 남았다. 전체 뇌 조직은 대조군보다 약 50% 적었다.

연구진은 인간 조직의 면역거부를 줄이기 위해 면역결핍 배경을 더했다. 이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 3개 세포주에서 만든 피질 오가노이드를 생후 5∼17일 된 생쥐에게 이식했다. 오가노이드는 여러 종류의 세포가 스스로 조직을 이루도록 체외에서 배양한 작은 입체 조직이다. 이식 당시 배양 연령은 30∼60일이었고, 양쪽 반구에 두 개씩 한 마리당 네 개를 넣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발달성 이종피질화’, 이식받은 동물을 ‘XCX 생쥐’라고 명명했다.

커진 조직은 신호를 받고, 축삭을 멀리 뻗었다

이식 2개월 뒤 MRI로 판정한 성공률은 생쥐 29마리에서 86.2%였다. 이식편은 2개월에서 3개월 사이 약 4.7배 성장했다. 3개월째 생쥐 7마리에서 측정한 결과, 인간 이식편은 인간 조직과 잔존 생쥐 피질을 합한 부피의 평균 91.9%를 차지했다. 잔존 생쥐 피질 8.1%와 단순 비교하면 약 11.3대 1이지만, 어디까지나 피질 조직 안의 상대적 부피다.

인간 이식편은 고피질과 시상, 창백핵에서 신경 입력을 받았다. 인간 유래 축삭은 여러 피질하 구조와 상구까지 뻗었고, 조사한 3마리 모두에서는 목 부위 척수에서도 희소한 축삭 표지가 발견됐다. 다만 이는 전선이 기계 가까이 도착했다는 정도의 해부학적 증거다. 축삭이 척수 뉴런과 기능적 시냅스를 만들었는지, 실제 신호를 전달해 운동을 조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생쥐의 인간 뉴런에 GCaMP8s라는 칼슘 표시 장치를 발현시키자 이식편 전반에서 동기화된 칼슘 활동이 나타났다. 칼슘 변화는 뉴런 집단이 활동하는 때를 보여주는 간접 신호다. 파동은 이식편 등쪽 표면을 약 100밀리초 규모로 퍼졌고, 큰 활동 폭발은 수십 초 동안 이어지며 수분 간격으로 반복됐다. 32채널 전극으로 측정한 국소장전위에서도 집단적 전기활동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는 성숙한 인간 피질의 사고나 의식 신호가 아니라 발달 초기 회로에서 나타나는 동기화 활동과 유사한 패턴이었다.

움직임과 함께 뛴 신호, 원인과 결과는 모른다

인간 이식편의 칼슘 활동은 생쥐의 얼굴과 입 주변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점과 관련됐다. 분석 규모는 생쥐 3마리와 활동 폭발 18회였다. 중요한 것은 시간적 상관관계와 인과관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인간 조직의 활동이 움직임을 만들었는지, 반대로 움직임이나 각성 상태가 이식편의 활동을 바꿨는지는 알 수 없다. 인간 뉴런만 선택적으로 끄거나 켜 행동 변화를 확인하는 실험도 이뤄지지 않았다.

행동 결과 역시 ‘회복’으로 단정할 수 없다. 무팔리움군과 XCX군은 모두 큰 틀의 이동 능력을 유지했다. 일부 보행 협응과 Y자 미로 지표에서는 XCX군이 무팔리움군보다 대조군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공포 조건화에서는 두 집단 모두 대조군보다 수행이 낮았고, XCX군의 자발 행동 구성도 정상군과 같지 않았다. 피질과 해마 대부분이 없는 생쥐가 걷고 탐색했다는 사실도 피질이 불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아 있는 피질하 회로와 발달 과정의 보상적 재조직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저산소 환경에 대한 이식편의 반응도 살폈다. 산소 농도를 1시간 동안 21%에서 5%로 낮춘 뒤 5%에서 5시간 유지하자, XCX 생쥐 3마리 모두의 인간 이식편에서 HIF1α 반응과 신경교세포 변화가 나타났다. 노출 이틀 뒤에는 일부 보행 지표가 대조군과 무팔리움군보다 크게 변했다. 이는 인간 발달 피질 조직의 손상 반응을 읽을 수 있는지 살핀 개념증명이지, 대뇌성마비의 복합적인 병태를 재현하거나 치료 효과를 입증한 실험은 아니다.

‘작은 인간 뇌’가 아닌 발달의 관찰창

이번 이식편은 정상적인 인간 대뇌피질과 거리가 있다. 연속적인 6층 구조와 뚜렷한 전후방 영역화가 부족했고, 흥분성·억제성 뉴런의 구성과 전사체도 성숙한 피질과 달랐다. 분화 후 24주 표본조차 전사체상 인간 임신 후기 2분기 수준이었다. 최대 177일까지 관찰된 조직이 있었지만, 이 상한값을 모든 이식편의 나이나 성숙도로 볼 수는 없다. 형태와 전사체 특징이 폰 에코노모 뉴런을 닮은 VEN 유사 세포도 확인됐으나 표지 세포 1만8,504개 가운데 0.16%였고, 기능적으로 검증된 성숙 세포는 아니었다.

표본 규모도 신중한 해석을 요구한다. 91.9% 결과는 생쥐 7마리와 인간 세포주 2종에서 나왔다. 칼슘 영상과 전기생리, 척수 투사 등은 주로 3마리 수준이었다. 전뇌 단일핵 분석에서는 품질검사를 통과한 핵 88만149개를 살폈지만, 생물학적 표본은 대조군 2마리와 무팔리움군 2마리였다. 한 나무에서 잎을 수십만 장 조사해도 여러 숲을 조사한 것과 같지는 않다. 논문 공개 뒤 약 한 달까지 다른 연구실의 독립 재현 보고도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복지와 윤리적 감독 역시 남은 과제다. 이 생쥐들은 뇌 조직 상당 부분이 발생하지 않았고, 생존을 위해 고열량 먹이와 늦은 이유, 대리 양육 전략이 필요했다. 인간 조직의 성장에 따라 동물의 감각과 고통, 행동이 달라지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연구진은 스탠퍼드대의 줄기세포연구감독위원회와 동물실험위원회 승인을 받고 외부 윤리 자문을 거쳤지만, 인간 뇌 오가노이드-동물 키메라에 공통 적용할 국제 감독 기준과 발달 단계별 중단 기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스탠퍼드대가 피질 오가노이드 생성 특허와 이식 관련 가출원을 보유하고 책임저자 세르지우 P. 퍼슈카와 일부 공동저자가 발명자로 기재됐다는 이해관계도 함께 봐야 한다.

이 연구의 가치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생쥐를 만들었다는 데 있지 않다. 혈류와 면역세포, 감각 입력과 운동 출력이 없는 배양 접시를 넘어, 태아기 수준의 인간 피질세포가 살아 있는 동물 안에서 어떻게 자라고 연결되며 손상에 반응하는지를 함께 관찰할 창을 열었다는 데 있다. 그 창이 인간 뇌 발달을 얼마나 정확히 비추는지는 더 큰 표본과 독립 재현, 기능적 인과성 검증, 엄격한 윤리 기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자료: 스탠퍼드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기초과학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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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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