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미지의 단백질에서 항균 펩타이드 후보 찾았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0.19 05:27
딥마인드, 단백질 검색·구조 비교·유전자 주변 분석을 연결한 탐색 과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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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알 수 없었던 수천만 개의 단백질 가운데 인공지능이 새로운 항균 물질의 실마리를 골라내는 과정을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했다. 연구자가 AI 에이전트를 조종해 여러 생명과학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도구를 오가며 후보를 좁혔다는 점이 이번 기술 시연의 핵심이다.

딥마인드는 AI 에이전트 기반 개발 플랫폼인 구글 안티그래비티와 단백질 언어모델 프로트NLM을 결합했다. 단백질 언어모델은 문장에서 단어의 관계를 학습하는 언어모델처럼 아미노산 배열의 규칙을 익혀 단백질의 기능을 예측하는 AI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아직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단백질을 탐색하고, 호흡기 감염과 관련된 세균인 Streptococcus pseudopneumoniae를 겨냥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항균 펩타이드를 찾았다. 항균 펩타이드는 비교적 짧은 아미노산 사슬로, 미생물의 성장을 막는 기능을 할 수 있는 물질을 뜻한다.

최종적으로 주목한 후보는 UniProt ID A0A0U0D591인 97개 아미노산 길이의 Lactococcin 972 계열 단백질이다. 연구진이 실험으로 기능이 확인된 단백질 정보를 모은 Swiss-Prot와 서열을 대조했을 때 의미 있는 상동 단백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즉, 아미노산 배열만 놓고 보면 기능을 곧바로 알아낼 만한 가까운 친척 단백질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대신 단백질의 입체 모양을 예측하는 AlphaFold 분석에서 단서가 나왔다. 예측된 구조가 실험으로 규명된 박테리오신과 비슷하게 접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오신은 세균이 다른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만드는 항균성 단백질 또는 펩타이드다. 서열의 유사성은 뚜렷하지 않았지만 구조의 닮은꼴이 기능을 추정할 근거가 된 셈이다.

후보 유전자의 위치도 가설을 뒷받침했다. 이 유전자는 ABC 수송체 투과효소 유전자에서 불과 6염기쌍 앞에 있었다. 주변에는 ATP 결합 단백질과 다른 박테리오신, XRE 전사조절인자 유전자도 자리했다. 여러 관련 유전자가 가까이 모여 있다는 점은 이 단백질이 박테리오신 생산과 이동, 조절에 관여하는 시스템의 일부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프로트NLM의 탐색 범위도 크다. UniProt 컨소시엄의 2025년 데이터베이스 논문에 따르면 이 모델은 UniRef50에 수록된 약 3천만 개의 이름표 없는 단백질 서열로 사전학습됐다. 2024_04 릴리스까지 종전에 미특성화 상태였던 단백질 2천800만 개 이상에 기능 관련 이름을 부여했다. 다만 이런 결과는 AI가 붙인 자동 주석이므로 실험으로 확인된 기능과 구별해야 한다.

이번 공개 역시 동료평가 논문이나 항균 효과를 입증한 실험 결과가 아니다. AI 에이전트가 UniProt 검색, Swiss-Prot 대조, AlphaFold 구조 비교, 유전자 주변부 분석, 문헌 검토와 실험계획 수립을 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 기술 시연이다. 해당 단백질은 현재 다른 후보들과 함께 습식실험 검증 단계에 있다. 실제 세균 억제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새로운 항균제 발굴에 성공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탐색의 배경에는 커지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있다. 유엔의 2024년 항생제 내성 정치선언에 따르면 2019년 약제내성 세균 감염과 관련된 사망은 495만 명이었고, 이 가운데 직접 귀속된 사망은 127만 명이었다. 직접 귀속 사망자의 20%는 5세 미만이었다. 회원국들은 관련 사망을 2019년보다 2030년까지 10% 줄이기로 했다. 당시 178개국이 국가행동계획을 마련했지만 전담 재원을 둔 국가는 11%에 그쳤다. AI가 방대한 후보를 빠르게 좁히는 기술은 실험 대상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최종 판단은 생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자료: Google DeepMind, UniProt Consortium, United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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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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