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포지에이아이, 146억원 시드 투자 유치…AI·로봇으로 신소재 개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6.11.01 08:01
설계·합성·분석을 반복하는 자율실험실 구축…반도체·배터리 소재 지식재산 창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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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지능이 새로운 소재 후보를 찾고 로봇이 직접 실험한 뒤, 그 결과로 다음 실험까지 정하는 신소재 개발 방식에 146억원의 초기 투자가 모였다. AI 기반 신소재 개발 스타트업 나노포지에이아이는 30일 이 같은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시드 투자는 창업 초기 기업이 기술과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받는 자금이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퓨처플레이와 매쉬업벤처스를 비롯해 미래에셋벤처투자, DSC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에코프로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나노포지에이아이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0억원을 넘어섰다.

2025년 설립된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원자 수준에서 소재의 특성을 AI로 예측하고 설계하는 기술과 로봇 자율실험실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쓰일 산업용 신소재를 설계·검증해 소재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소재의 전자구조를 AI로 예측하는 원천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전자구조는 소재 안에서 전자가 어떤 상태로 분포하고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며, 전기적·화학적 성질을 판단하는 바탕이 된다.

회사는 소재 연구 체계를 ‘DSA Cycle’이라는 폐쇄루프로 설명한다. 먼저 설계 단계에서는 후보 물질을 만들고 안정성, 실제 합성 가능성, 목표 성능을 차례로 선별한다. 합성 단계에서는 후보를 만드는 방법과 온도·시간 같은 공정 조건을 최적화한다. 분석 단계에서는 만들어진 물질의 특성과 성능을 평가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석 결과를 다시 설계 단계에 넣어 다음 후보와 실험 조건을 정한다.

자율실험실도 이 순환 구조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AI가 후보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이 합성과 분석을 수행하며, 새로 얻은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해 다음 실험을 선택한다. 사람이 후보를 하나씩 정해 반복 실험하는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셈이다. 퓨처플레이는 나노포지에이아이가 로봇 합성까지 자동화해 통상 7년 이상 걸리는 소재 개발을 1개월 이내로 줄이고 비용을 최대 80%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이미 달성한 실적이 아니라 회사가 추진하는 장기 목표다.

나노포지에이아이는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과 차세대 소재 개발을 위해 협업하는 등 주요 기업과 협력해 왔다. 다만 협업 대상 소재와 성능 목표, 계약 규모, 현재 검증 결과는 공개된 공식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와 함께 유승화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를 기술고문으로 위촉했다. 유 교수는 물리 기반 멀티스케일 모델링 전문가로, 서로 다른 크기와 시간 범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연결해 소재 거동을 계산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한국과학기술원 AX학과 학과장이자 제조 AI를 연구하는 ‘AI 기반 지능형 설계-제조 통합 연구단’인 PRISM-AI의 연구단장도 맡고 있다.

유 교수팀이 2025년 공개한 연구는 소재 데이터가 적은 문제를 물리법칙과 AI의 결합으로 보완하는 접근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물리법칙을 학습 과정에 반영한 AI를 20개 열전 소재로 훈련한 뒤,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60개 소재에 적용해 물성을 높은 정확도로 추정했다. 열전 소재는 열과 전기를 서로 바꾸는 물질이다. 이 방식은 데이터가 적거나 잡음이 섞인 상황에서도 물성을 추정하고 새로운 소재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둔다.

이번 투자는 소재 후보의 설계부터 로봇 합성, 성능 분석까지 하나의 반복 과정으로 묶으려는 나노포지에이아이의 기술 개발에 쓰일 전망이다. AI 예측과 실제 실험이 긴밀하게 연결되면 수많은 후보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우선 검증할 수 있다. 앞으로는 회사가 제시한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 목표를 실제 산업용 소재 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입증하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나노포지에이아이, 퓨처플레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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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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