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위성, 궤도에서 첫 AI 시 생성…우주 데이터센터 실험 첫발

지구 밖에서 작동한 구글의 AI 반도체가 시 한 편을 지상으로 보내며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의 첫 기술적 관문을 통과했다.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 시제품 위성이 궤도에서 AI 모델의 추론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지구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추론은 학습을 마친 AI가 새로운 명령을 받아 답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제품은 플래닛랩스와 협력해 개발됐으며 10월 1일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됐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 로켓이 수행한 Transporter-18 임무에는 큐브샛과 마이크로샛, 다른 위성에 실린 장비인 호스티드 페이로드 등 모두 130개 페이로드가 탑재됐다. 플래닛랩스는 발사 후 선캐처 시제품이 정상 상태에서 초기 운용과 보정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상 관제팀은 위성에 탑재된 오픈 AI 모델 ‘젬마 4’에 우주를 주제로 일본 정형시인 하이쿠를 쓰라는 명령을 보냈다. 최초 응답은 위성이 노르웨이 스발바르 상공의 지상국을 지날 때 수신됐다. 위성은 “Blue marble below / Data streams in silent grace / Starlight feeds my core.”라는 세 줄의 시를 생성했다. 지구를 푸른 구슬로 묘사하고, 고요히 흐르는 데이터와 자신의 동력원이 되는 별빛을 담은 내용이다. 구글은 이후 5행 희극시인 리머릭 생성과 위성 상태를 확인하는 원격 측정 명령도 시험했다.
단일 추론 넘어 위성 81개 연결 구상
선캐처의 목표는 위성 한 대에서 AI를 작동시키는 데 머물지 않는다. 여러 위성을 자유공간 광통신, 즉 케이블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연결해 하나의 분산 컴퓨팅 시스템처럼 운용하려는 구상이다. 구글의 기술 사전논문은 위성 81개를 반경 1㎞ 안에 배치하는 방안을 분석했다. 서로 이웃한 위성 사이 거리는 약 100~200m 범위에서 달라지는 것으로 설정했다.
실험실에서 만든 광통신 시제품은 송신과 수신에서 각각 800Gbps, 합계 1.6Tbps를 달성했다. 1.6Tbps는 1초에 1.6조 비트를 주고받는 속도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급 분산 학습에는 위성 사이에 수십 Tbps급 연결이 필요하다. 이번 성과는 단일 위성이 한 번의 AI 응답을 만든 단계이므로, 위성 여러 대가 연산을 나눠 맡는 대규모 시스템과는 아직 기술적 거리가 크다. 구글은 2027년 위성 2기를 추가로 발사해 위성 간 광통신을 시연할 계획이다.
전력·열·방사선·발사비가 남은 과제
장기 구상은 새벽과 황혼의 경계를 따라 도는 태양동기 저궤도에서 거의 연속적으로 태양광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글은 적합한 궤도에서 태양광 패널의 생산성이 지상보다 최대 8배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주에는 공기가 없어 반도체의 열을 지상처럼 식히기 어렵고, 방사선이 메모리 데이터를 손상시킬 가능성도 검증해야 한다.
구글 연구진은 Trillium(v6e) TPU에 67MeV 양성자 빔을 쏘는 시험도 했다. 고대역폭메모리 이상은 누적선량 2krad(Si)부터 나타났지만, 단일 칩의 최대 시험선량인 15krad(Si)까지 누적 방사선에 따른 영구 고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논문이 차폐를 전제로 계산한 5년 임무 예상선량은 750rad(Si)다. 다만 이 방사선 시험용 칩이 이번 궤도 시제품에 실린 칩과 같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성도 조건부다. 논문은 2030년대 중반 저궤도 발사비가 ㎏당 2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경우 우주 데이터센터 비용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비용과 대략 견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확정된 가격이나 사업계획이 아니다. 해당 자료는 2025년 11월 제출되고 2026년 6월 수정된 18쪽 분량의 사전논문으로, 동료평가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도 아니다. 이번 실험은 우주에서 AI 응답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실제 데이터센터로 확대하려면 통신 속도와 안정적인 전력, 냉각, 방사선 대응, 발사비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자료: Google, Google Research, Planet Labs, SpaceX, arX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