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5μL로 방광질환 감별…AI 분류 정확도 최대 92%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1.04 05:25
금 코팅 나노칩으로 소변 분자 신호를 증폭해 정상·과민성 방광·간질성 방광염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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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서울아산병원)

증상이 서로 닮아 구별하기 어려웠던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을 소량의 소변과 인공지능으로 가려낼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정현 교수팀은 고감도 분자 신호 검출법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한 방광질환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민성 방광은 갑자기 참기 어려울 정도로 소변이 마려운 절박뇨와 잦은 배뇨가 주요 증상이다. 연구에 참여한 과민성 방광 환자는 증상이 6개월 넘게 이어졌고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봤으며, 하루 최소 한 차례 절박뇨를 경험했다. 과민성 방광 증상점수인 OABSS도 정해진 기준을 충족했다.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 부위의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통증을 줄이려고 자주 소변을 보면서 과민성 방광과 비슷한 빈뇨·절박뇨가 생길 수 있다. 연구의 간질성 방광염 환자는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고 통증 시각척도가 4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최근 12개월 안에 시행한 방광경 기록을 이용해 방광벽의 염증성 손상인 훈너병변 유무도 확인했다.

두 질환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겹치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다르다. 간질성 방광염은 감염·결핵·신경질환·암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한 뒤 병력과 신체검사, 소변검사·배양검사, 영상검사를 종합해 진단한다. 필요하면 방광 안을 직접 살피는 방광경검사나 방광을 물로 늘려 상태를 확인하는 수압확장술도 시행한다. 과민성 방광 역시 요로감염이나 명백한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절박뇨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연구팀은 정상인 117명, 과민성 방광 환자 45명, 간질성 방광염 환자 19명 등 모두 181명의 소변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12시간 이상 금식한 뒤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에 첫 중간뇨를 받았고, 검체는 3시간 안에 처리됐다. 중간뇨는 소변을 보기 시작한 직후와 끝부분을 제외하고 중간에 나오는 소변을 뜻한다.

검사에는 소변 5μL가 사용됐다. 1μL는 100만분의 1L이므로 매우 적은 양이다. 연구팀은 검체를 200nm 두께의 금으로 코팅한 산화아연 나노로드 SERS 칩에 떨어뜨리고 785nm 레이저로 측정했다. SERS는 금속 나노구조를 이용해 원래는 약해서 읽기 힘든 라만 분자진동 신호를 증폭하는 기술이다. 물질마다 다른 분자의 진동 양상을 빛의 스펙트럼으로 읽는 방식이다.

이번 기술은 특정 단백질 한 종류의 양을 재는 검사가 아니다. 소변에 들어 있는 여러 물질이 함께 만든 복합 스펙트럼을 기계학습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PCA-PLS-DA, PCA-LDA, XGBoost, LightGBM 등 네 가지 모델을 적용했다. 정상인과 간질성 방광염, 과민성 방광의 세 집단을 나눈 모델에서 최대 92%의 정확도가 나왔다.

1135cm⁻¹와 1220cm⁻¹ 부근의 단백질 관련 신호는 질환군과 정상군 사이에서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이 두 신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변에서 얻은 전체적인 스펙트럼의 특징을 인공지능이 함께 분석했다는 점이 이번 접근법의 핵심이다. 증상이 겹치는 두 질환을 객관적인 소변 분자 신호로 분류하는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료: 서울아산병원,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미국화학회, 한국연구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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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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