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유래 ECM 스킨부스터, 미용 주입 안전성·규제 공백 논란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9 05:52
인체조직 분류로 허가·검증 절차 우회 지적…고지 의무와 주사형 제품 허가체계 마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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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피부 탄력 개선을 내세운 ‘스킨부스터’ 가운데 사체 유래 인체조직을 주입하는 시술이 인기를 끌면서, 질환 치료용으로 유통된 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써도 되는지를 둘러싼 안전성과 규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피부 주입형 ECM 조직이식재 규제 공백을 논하다-안전성 검증 필요성 심포지엄’을 열었다. 의학·바이오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언론인들은 인체 유래 스킨부스터의 현황과 정책 대안을 논의했다.

신현영 교수는 논란이 된 제품을 ‘무세포 동종진피(ADM)’라고 설명했다. 사람 피부에서 상피와 지방층을 제거하고 진피의 세포까지 없애 세포외기질(ECM)만 남긴 물질이다. 세포외기질은 세포 주변에서 조직의 형태를 받쳐주는 구조물이다. 업계는 이를 진피층에 넣으면 노화로 낮아진 탄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 물질이 인체조직으로 분류돼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필요한 허가와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과 2022년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로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피부 안에 주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화상 치료나 피부 재건에 쓰이던 성분이라도 미용 주입의 안전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다.

신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체 유래 물질에 ‘최소 조작’과 ‘동종 사용’ 기준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최소 조작은 원래 조직의 성질을 크게 바꾸지 않는 처리이며, 동종 사용은 인체 안에서도 본래와 같은 기능으로 쓰는 것을 뜻한다. 진피를 채취한 뒤 세포막을 파괴하고 동결 건조·분쇄·희석하는 과정이나, 이를 미용상 볼륨 확대에 사용하는 방식은 두 기준에 맞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시술법이 표준화되지 않아 의료진마다 주입 방식이 다르고, 다른 성분과 섞어 쓸 때의 장기 독성 근거도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학술 논문에는 ADM 스킨부스터가 혈소판 응집을 일으켜 혈전 같은 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시신 지방 활용 시술이 향후 유방암 검진에서 석회화나 종양으로 오인될 위험 때문에 시술을 거부한 사례도 소개됐다.

소비자가 물질의 출처와 규제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신 교수는 포럼 설문조사에서 사체 유래물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렸을 때 시술 수용 비율이 30%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임원택 변호사는 인체조직안전법이 질환 치료와 기능 회복을 위한 조직이식을 전제로 하는 만큼, 사체 유래조직을 분쇄해 미용 목적으로 피부에 넣는 방식이 법 취지에 맞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목적과 투여 방식에 따라 의약품이나 허가 대상 의료기기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자들은 유통 제품과 피해 사례 전면 조사, 최소 조작·동종 사용 기준에 대한 정부 해석, 해외 기준에 맞춘 모니터링, 미용 목적 사용의 법적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사체 유래 사실과 부작용 설명 의무를 법제화하고, 주사형 가공제품을 허가체계에 넣으며 민간 조직은행의 상업화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자료: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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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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