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사는 유산균으로 치매를 늦춘다…엔비피헬스케어, 알츠하이머 국제학회서 임상·전임상 성과 공개

장 속에 사는 유산균 두 종이 뇌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임상·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국내 바이오 기업 엔비피헬스케어가 세계 최대 규모의 알츠하이머 학회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성과를 내놓으며, 발병 이전의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이미 진단된 알츠하이머병까지를 아우르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뉴스와이어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엔비피헬스케어는 지난 12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국제알츠하이머협회 학술대회(AAIC 2026)'에서 인지기능 개선과 알츠하이머병을 주제로 한 연구 2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AAIC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가장 큰 국제 학술대회로 꼽힌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사는 미생물 전체와 그 유전정보를 가리키며, 특히 장내 세균이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경로를 '장-뇌 축'이라고 부른다.
경도인지장애 12주 임상, 인지지표가 움직였다
첫 번째 발표는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에 있는 상태로,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지만 아직 일상생활은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 개입해 알츠하이머로 넘어가는 것을 늦추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임상에 쓰인 물질 'NVP-2106'은 리모실락토바실러스 무코사에 NK41(Limosilactobacillus mucosae NK41)과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NK46(Bifidobacterium longum NK46) 두 균주로 이뤄져 있다. 60세 이상 참가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시험에서, NVP-2106을 먹은 집단은 12주차에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13 총점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개선됐다. ADAS-Cog13은 기억·언어·주의력 등 인지기능을 점수로 측정하는 대표적인 평가 도구다. 기억력 영역의 개선은 6주차와 12주차 두 시점 모두에서 확인됐다.
혈액 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에 쌓여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조각으로, 이 물질이 뇌에서 잘 배출되면 혈장 수치는 오히려 올라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NVP-2106 섭취군은 혈장 아밀로이드 베타 42(Aβ42)와 Aβ42/40 비율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인지지표와 아밀로이드 관련 혈액 지표, 염증 지표, 장내 미생물 변화 사이의 연관성이 함께 확인됐다며, 장-뇌 축을 겨냥한 조기 인지 개입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기간 중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같은 균주로 만든 생균치료제, 항체 치료제와 손잡다
두 번째 발표는 알츠하이머병 생균치료제 후보물질 'NK4146'에 관한 동물실험이다. NK4146은 NVP-2106과 동일한 균주 조합으로 만들어졌으며, 살아 있는 미생물 자체를 의약품으로 쓰는 생균치료제(live biotherapeutic) 후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재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5xFAD 형질전환 마우스에 NK4146을 8주간 투여했다.
NK4146을 단독으로 준 경우 인지 관련 행동이 개선되고, 뇌와 장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줄었으며, 아밀로이드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염증 지표가 감소하고 흐트러진 장내 미생물 균형이 회복됐다. 여기에 항아밀로이드 베타 항체 치료제인 레카네맙과 함께 투여하자, 인지행동이 개선되고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관련 효소,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함께 줄어 병용의 잠재적 이점이 확인됐다.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는 항체 의약품으로, 아밀로이드 '생성' 단계와 신경 염증을 겨냥하는 생균치료제와 작용 방식이 달라 서로 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발병 전부터 진단 후까지, 남은 과제는 사람 대상 검증
엔비피헬스케어는 2008년 창립한 바이오헬스 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과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해 왔으며, 대표는 이창규 씨다. 이번 두 연구는 각각 정부 국책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임상 연구인 NVP-2106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동물실험인 NK4146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다만 이번 성과의 무게중심은 서로 다른 단계에 놓여 있다. 경도인지장애 임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과인 반면, 항체 치료제와의 병용 효과는 아직 동물 모델에서 확인된 단계다. 생균치료제 후보 NK4146이 실제 환자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사람 대상 임상을 통해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 인지 저하의 초기부터 알츠하이머병까지를 겨냥하겠다는 구상이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임상 결과에 달렸다.
참고 자료
· 엔비피헬스케어, AAIC 2026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인지기능·알츠하이머 연구 결과 2건 발표 — 뉴스와이어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