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면역항암제 치료 뒤 혈당 900mg/dL…췌장 기능 급격히 저하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30 05:45 · 수정 2026.09.07 13:54
펨브롤리주맙 13번째 투여 후 갈증·빈뇨·시야 흐림…드문 면역 관련 이상반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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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영국 퍼니스 종합병원 연구팀)

암을 공격하도록 면역세포의 ‘브레이크’를 푸는 치료가 드물게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의 60세 유방암 환자는 면역관문억제제 펨브롤리주맙을 13번째 투여받은 뒤 혈당이 900mg/dL까지 치솟았다.

공복혈당 126mg/dL 이상이나 식후 2시간 혈당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손끝에서 피를 내 측정하는 일반 자가혈당측정기는 대부분 600mg/dL까지만 표시하며, 이를 넘으면 숫자 대신 ‘HI’ 경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환자의 900mg/dL 수치는 병원의 정밀 검사에서 확인됐다.

환자는 눈앞이 희미해지고 시야가 점차 흐려졌으며, 타는 듯한 갈증과 급격히 잦아진 소변을 경험했다. 16개월 동안 체중이 10kg 줄었고 극심한 피로도 이어졌다. 응급실 검사에서는 피에 케톤체가 쌓이는 케톤증까지 확인됐다. 케톤체는 몸이 포도당을 제대로 쓰지 못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생기는 물질이다.

환자에게는 당뇨병 가족력이 없었고 얼마 전까지 혈당도 정상이었다. 자가면역 당뇨병과 관련된 췌장 항체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지만, 인슐린 분비 능력을 보여주는 C-펩타이드 수치는 크게 떨어져 있었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많이 손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정맥으로 인슐린을 투여해 응급 치료한 뒤 피하 인슐린 주사로 전환했다. 환자는 퇴원 후에도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는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져 지속적인 인슐린 투여와 관찰을 받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T세포의 작동을 억제하는 PD-1 수용체를 차단해 면역계가 암세포를 다시 공격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면역세포가 정상 장기까지 공격하는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췌장 베타세포가 공격받아 인슐린 분비가 멈추는 질환이 면역관문억제제 관련 당뇨병이다. 투여 환자의 1% 미만에서 발생하지만, 발병하면 수일에서 수주 사이 췌장 세포가 급격히 파괴돼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심각한 대사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중에는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치료 후에도 시야 흐림, 심한 갈증, 빈뇨, 체중 감소를 살펴야 한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혈당을 확인하고 종양학과와 내분비내과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이 발생하더라도 인슐린으로 혈당이 안정되면 의료진 협진 아래 항암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

자료: 영국 퍼니스 종합병원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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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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