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지 않는 스텐트로 소아 췌장관 넓힌다…국내 연구팀, 31명 추적서 96.8% 협착 해소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7.23 10:49
서울아산병원·단국대병원 공동 연구팀, 이탈 방지 금속 스텐트 7년 성적 국제학술지 게재…삽입 성공률 100%
빠지지 않는 스텐트로 소아 췌장관 넓힌다…국내 연구팀, 31명 추적서 96.8% 협착 해소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작은 대롱이 자꾸 흘러내려 몇 번이고 다시 넣어야 했던 아이들의 췌장 시술이, 잘 빠지지 않는 스텐트 덕분에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내 연구팀이 소아 만성췌장염 환아의 좁아진 췌장관을 넓히는 데 이탈 방지 기능을 갖춘 금속 스텐트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대규모 추적을 통해 입증했다.

청년의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교수와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 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송윤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소화기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했다.

플라스틱 스텐트의 '반복 이탈' 문제를 풀다

만성췌장염은 췌장에 염증이 오래 이어지면서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소화액이 지나가는 길인 주췌장관이 좁아지면 소화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통증이 반복되고 소화 기능도 떨어진다. 좁아진 부위를 넓히기 위해 의료진은 입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췌장관에 관을 삽입하는 시술인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로 스텐트를 넣는다. 스텐트는 좁아진 관을 안에서 받쳐 넓혀 주는 그물망 또는 대롱 모양의 의료용 관이다.

문제는 그동안 소아에게 주로 쓰이던 플라스틱 스텐트가 자주 제자리를 벗어난다는 점이었다. 스텐트가 흘러내리거나 빠지면 협착이 다시 진행돼 시술을 되풀이해야 했고, 그때마다 아이는 마취와 입원을 다시 겪어야 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것은 겉면을 막(피막)으로 덮고 양 끝을 넓혀 잘 빠지지 않도록 설계한 이탈 방지형 금속 스텐트다. 관 안에 더 오래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어 시술 반복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착안점이다.

18세 이하 31명, 협착 해소율 96.8%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7년에 걸쳐 이 스텐트로 치료받은 만 18세 이하 환아 31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텐트를 목표 위치에 넣는 데 성공한 비율은 100%였고, 좁아졌던 췌장관이 넓어져 협착이 풀린 비율은 96.8%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경증 췌장염이 1명에게 나타났을 뿐 중증 합병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협착 해소율 96.8%는 대상 환아 31명 가운데 30명에서 치료 목표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소아는 성인보다 췌장관이 가늘고 조직이 여려 시술 난도가 높은 편인데, 그런 조건에서도 대부분의 환아가 효과를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스텐트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과를 되짚어 본 관찰 연구로, 다른 치료법과 직접 견주는 비교 임상은 아니다. 새 치료법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반복 시술·입원 부담 줄이는 발판 되길"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탈 방지 기능을 갖춘 금속 스텐트가 소아 만성췌장염 환자의 주췌관 협착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높은 협착 해소율과 임상적 성공률을 보였다며, 기존 플라스틱 스텐트의 반복적인 이탈이나 치료 실패를 겪은 환아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이번 공동 연구 성과가 반복적인 시술과 입원 등 환아와 가족이 짊어져야 했던 치료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성장기 환아의 췌장관 협착 치료에서 금속 스텐트의 활용 가능성을 넓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참고 자료
· 소아 췌장관 협착 치료, '이탈 방지 스텐트' 효과 확인 — 청년의사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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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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