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한방병원 52곳에 소송…과잉진료 단속 놓고 공방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최근 2년간 전국 한방병원 52곳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과잉진료 단속과 과도한 법적 대응을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대한한방병원협회가 전국 한방병원 61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4년 10월부터 조사 시점까지 손해보험사로부터 민사·형사상 피소를 당한 병원은 모두 56곳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가 소송을 제기한 곳은 52곳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소송의 주요 사유로는 사전 조제와 휴업 손해금, 부당이득금 반환 등이 꼽혔다. 사전 조제는 환자를 진료한 뒤 증상과 체질에 맞춰 처방하는 방식과 달리, 한약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을 뜻한다. 국토교통부 행정규칙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춰 첩약을 개별 처방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사들은 일부 병원이 환자의 증상과 관계없이 한약을 미리 만들거나 과잉 진료를 통해 실제보다 많은 보험금을 청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만큼 법적 조치 건수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으며, 허위 청구나 과잉 진료가 의심되는 사안에 원칙에 따라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입 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29%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4.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와 비교해 보험금 지급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는 지난해 의과 진료비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한방 진료비는 821억원 늘어난 1조697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삼성화재가 이익을 늘리기 위해 한방 치료를 위축시키고 이른바 ‘줄소송’과 ‘괴롭히기식’ 법적 조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협회는 삼성화재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무차별적인 소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나 적정성 평가를 통과한 사안 가운데 수사기관에서 혐의 없음 또는 불송치 처분을 받거나 법원에서 기각 판결을 받은 사례도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보험사가 소송과 이의제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자료: 대한한방병원협회·삼성화재·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토교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