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데이터 없이 신약 후보 설계하는 물리 기반 AI, 사노피와 공동연구 확대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8.03 12:16
프랑스 아케미아, 2023년 사노피와 맺은 다년 협력에 신규 표적 추가…마일스톤 지급 개시, 전체 프로그램 최대 1억4000만 달러 규모
실험 데이터 없이 신약 후보 설계하는 물리 기반 AI, 사노피와 공동연구 확대
사노피와 공동연구를 확대한 신약개발기업 아케미아(Aqemia) (사진 출처=Aqemia)

신약 후보 물질을 찾을 때 흔히 발목을 잡는 것은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다'는 문제다. 인공지능(AI)에 약효를 예측시키려 해도, 참고할 실험 결과 자체가 드문 난치 영역에서는 예측의 근거가 부족하다. 프랑스 신약 개발기업 아케미아(Aqemia)는 이 벽을, 실험 대신 물리 계산으로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넘겠다고 내세운 회사다. 그 접근법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와의 협력 확대라는 형태로 한 번 더 검증대에 올랐다.

뉴스와이어가 배포한 아케미아 발표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23년 12월 처음 맺은 다년(多年) 공동연구 협약에 새로운 치료 표적을 추가하기로 했다. 표적이 하나 더 지정되면서 계약상 마일스톤(단계별 성과 달성 시 지급되는 기술료) 지급도 이뤄졌다. 회사는 이번 확대를 두고 "다년에 걸친 파트너십의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선급금·마일스톤 합쳐 최대 1억4000만 달러

이번 협력에서 아케미아가 받을 수 있는 대가는 전체 프로그램을 합쳐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원화로는 약 1900억 원대 규모다. 다만 이 금액은 각 단계의 성과 목표를 모두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이며, 실제 수령액은 개발 진척에 따라 달라진다. 신약 공동연구에서 상당액이 계약과 함께 확정되는 선급금이 아니라 성과 연동형 마일스톤에 걸려 있는 것은 통상적인 구조다.

협력의 범위는 초기 유효물질(hit) 발굴부터 임상에 진입할 개발 후보물질(development candidate) 선정까지다. 아케미아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 사노피는 미국 보스턴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에 거점을 둔 두 회사가 여러 대륙에 걸쳐 팀을 나눠 협업하는 구조다.

실험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는 물리 기반 생성형 AI

아케미아 기술의 핵심은 '퀘미(Qemi)'라 이름 붙인 자체 플랫폼이다. 이는 물리 기반 생성형 AI로,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미리 확보해 학습시키는 통상적인 AI 신약 발굴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대신 물리 계산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연구 초기 단계에서부터 회사 내부에서 만들어낸다. 학습용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은 신규 표적에서도 후보 물질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아케미아는 이 방식이 반복 가능하고,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며, 규모를 키우기 쉬운(repeatable, frugal and scalable)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회사가 겨냥하는 것은 초기 화학 데이터가 부족한 난치성 계열의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계열 내 최초)' 과제들이다. 사전 데이터가 빈약해 기존 AI 접근이 힘을 쓰기 어려운 영역을 정면으로 노린다는 뜻이다.

막시밀리앙 르베스크(Maximilien Levesque) 아케미아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새 표적 지정과 함께 협력을 확대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성과가 자사의 물리 기반 생성형 AI가 실제 난제 프로젝트에서 결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두 팀 사이의 협업 방식과 신뢰를 반영한 결과라며, 사노피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혁신 신약을 발굴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 — 성과는 '후보 물질'까지, 임상은 이제부터

이번 확대는 아케미아의 플랫폼이 상용 협력에서 반복적으로 채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2019년 설립된 아케미아는 대형 제약사와 손잡는 동시에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가 확인해 주는 성과는 어디까지나 개발 후보물질 선정 단계까지의 협업 확대이며, 표적이 실제 치료제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전임상·임상 시험에서 가려질 문제다. 구체적인 질환 표적과 치료 영역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 자료
· Aqemia and Sanofi Expand Their Research Collaboration — 뉴스와이어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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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화학·물리·의학·생명 — 신소재·촉매·양자·물성, 의학·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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