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할 '인간 유래 모델' 규제 진입 급물살…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 C-Path 연합 합류

신약 개발의 오랜 병목은 실험동물에서 효과가 확인된 후보물질이 사람 몸에서는 듣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동물을 대신할 '인간 유래 모델'을 만드는 흐름이 최근 빨라지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신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규제 당국이 공식 시험법으로 인정하기 전까지는 개발 현장에서 제한적으로만 쓰인다는 데 있다. 이 규제 관문을 함께 넘기 위한 국제 협력체에 종양학 전문 위탁연구기관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크리티컬패스연구소(C-Path)는 종양학 위탁연구기관(CRO)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Crown Bioscience)가 자사가 운영하는 '신접근법 개발자 연합(NAMs Developer Coalition, NAMs-DC)'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뉴스와이어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합류는 지난 16일 공식 발표됐다. 크리티컬패스연구소는 신약 개발 규제 과학 분야의 비영리 기관으로, 기술 개발자와 제약업계, 규제 당국을 한자리에 묶어 새로운 시험법의 표준화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실험동물을 대신하는 '신접근법(NAM)'이란
연합의 이름에 들어간 신접근법(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은 실험동물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인간 유래 시험법을 통칭한다. 사람의 세포나 조직으로 만든 배양 모델,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칩 위에 재현한 오간온칩(organ-on-chip) 등이 대표적이다. 사람에게서 유래한 시료로 약효와 독성을 예측하면, 종(種)이 다른 동물 실험보다 실제 임상 결과에 가까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방법론의 논리다.
NAMs-DC는 이런 신기술의 검증(validation)과 규제 적격성 확인(qualification), 나아가 규제 당국의 채택까지 이어지도록 돕는 협력체다. 개별 기업이 개발한 시험법을 저마다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 대신, 여러 기술을 공통의 틀로 평가하고 배치할 수 있는 표준 체계를 만들어 신기술과 규제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부터 오간온칩까지 제공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는 이 연합에 자사가 축적한 인간 유래 모델과 분석 역량을 제공한다. 회사가 밝힌 기여 분야에는 환자에게서 떼어낸 종양 조직을 실험동물에 이식해 배양하는 환자 유래 이종이식(PDX) 모델, 환자 종양을 3차원으로 키운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환자 조직을 몸 밖에서 다루는 생체외(ex vivo) 플랫폼이 포함된다. 여기에 중개 바이오마커 분석과 생물정보학,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 평가, 오간온칩 협력 등이 더해진다.
회사가 공개한 규모를 보면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에 걸쳐 9개 시설을 운영하며, 2,800개가 넘는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과 약 1,000개의 종양 오가노이드 모델을 35개 암종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실제 환자에게서 유래한 모델을 이만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인간 유래 시험법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작업에서 이 회사가 맡는 역할의 배경이다.
"협력이 더 나은 치료제로 가는 가장 빠른 길"
루도비크 부레(Ludovic Bourré) 박사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 연구·혁신 부문 부사장은 "신접근법은 전임상 연구의 임상 연관성과 예측력을 높일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NAMs-DC에 합류함으로써 우리는 환자 유래 및 인간 연관 모델 시스템에 대한 전문성을 이들 기술의 검증과 규제 적격성 확인을 지원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니컬러스 킹(Nicholas King) NAMs-DC 총괄이사는 "C-Path에서 우리는 더 나은 치료제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기술 개발자와 산업계, 규제 당국 간의 협력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발표는 협력체 참여 단계로,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가 제공하는 개별 시험법이 실제로 어떤 규제 당국의 공식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접근법이 동물실험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는 검증 데이터가 쌓이고 규제기관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참고 자료
· Crown Bioscience Joins C-Path's NAMs Developer Coalition to Advance Human-Relevant Models in Drug Development — 뉴스와이어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