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개 주 덮친 사이클로스포라증…확진 1만8000건 넘어

잎채소와 과일 등 익히지 않고 먹는 신선식품을 통해 퍼지는 기생충성 질환이 미국 45개 주를 덮치면서 식품 안전 감시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미국 45개 주에서 사이클로스포라증 확진 또는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실험실에서 확인된 감염 사례는 1만8000건 이상이며, 최소 300명이 입원했다. 미시간주에서는 확진 사례 9680건과 입원이 필요한 환자 160명 이상이 보고됐다. 오하이오주에서는 500건 이상, 켄터키주와 오클라호마주에서는 각각 50건 이상이 확인됐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단세포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을 때 발생하는 위장관 질환이다. 단세포 기생충은 하나의 세포로 이뤄져 사람 몸속에 기생하는 생물을 뜻한다. 대표 증상은 폭포수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격렬한 물 설사다. 복통과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피로감, 식욕 부진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역학조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은 1~2주에 이르는 비교적 긴 잠복기다.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무엇을 함께 먹었는지 확인하고 감염 사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병원체가 성숙하려면 따뜻한 날씨가 필요해 주로 여름에 발생한다.
올해 확산 속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5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미국에서 보고된 사례는 249건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6배가 넘는 1600건에 이르렀다. 이후 7월 중순부터 발생 건수가 빠르게 늘어 전체 확진 사례가 1만 건을 넘어섰다. CDC는 현재 상황을 미국의 역대 최대 규모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사태로 평가했다.
CDC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각 주 공중보건 당국은 멕시코 중부에서 생산돼 테일러 팜스를 거쳐 음식점에 공급된 잘게 썬 양상추를 감염 경로로 지목해 조사하고 있다. 테일러 팜스는 2026년 7월 17일 멕시코 중부에서 공급받은 아이스버그 양상추를 리콜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리콜 제품을 구매했다면 먹지 말고 버리거나 반품하라고 당부했다.
영국에서도 4월 이후 67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다수는 멕시코에서 돌아온 여행객이었다.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고 정확한 감염 장소도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7월 30일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주의보를 발령했다.
자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미국 식품의약국·영국 보건안전청
